[2024 파리 올림픽]"화순의 딸 잘 싸웠다" 정나은 은메달 획득에 '환호'
경기 전부터 만석 응원열기 후끈
2대0 패배했지만 값진 성과 얻어
"아쉽지만 잘 했다" 격려 이어져
한국 혼합복식 16년만 최고 성적
2024년 08월 03일(토) 02:26
2024 파리올림픽 혼합복식 파이널 금메달 결승 응원전 열린 지난 2일 화순군 하니움문화스포츠센터 만연홀에서 군민들이 대표팀을 응원하고 있다. 정상아 기자
“졌지만 잘 싸웠다. 화순군청의 딸 정나은 선수!”

2024 파리올림픽 혼합복식 파이널 금메달 결정전이 열린 지난 2일 오후 화순군 하니움문화스포츠센터 만연홀에 정나은 응원장이 마련됐다.

화순군 체육회, 전남배드민턴협회, 화순 군청 소속 실업팀 선수, 화순 군민 등은 정나은 선수의 배드민턴 결승전을 응원하기 위해 응원장에 모여들었다.

경기 시각이 다가오자 150여석이 금세 만석이 됐다. 자리가 부족할 정도로 응원장을 가득 채운 이들은 홀 뒤편이나 계단 등에 서거나 앉아 응원에 나섰다.

중앙에 마련된 대형 스크린에서 정나은 선수(24)가 소개되자 힘찬 함성이 울려 펴지면서 장내 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이들은 ‘화순 군청의 딸 정나은 선수 파이팅’, ‘나은아 언제나 너와 함께야’, ‘정나은 금메달 가즈아’ 등의 응원 문구가 적힌 팻말을 흔들며 승리의 기운을 불어넣었다.

2024 파리올림픽 혼합복식 파이널 금메달 결승 응원전 열린 지난 2일 화순군 하니움문화스포츠센터 만연홀에서 군민들이 대표팀을 응원하고 있다. 정상아 기자
경기가 시작되자 응원장은 순식간에 긴장감으로 가득했다.

세계 랭킹 1위인 정쓰웨이-황야충(중국)을 상대로 1세트가 8대 21로 끝나자 탄식이 흘러나왔다.

1세트 패배 후 2세트 초반에 중국을 바짝 추격하며 박빙의 경기가 이어지자 군민들은 ‘좋다’, ‘할 수 있다’를 외치며 승리를 기원했다.

정나은 선수의 주무기인 ‘철벽수비’로 상대의 강렬한 스매싱 공격을 안정적으로 막아낼 때마다 응원하던 이들은 목이 터져라 환호했다<>.

점수를 내줄 때도 군민들은 큰 목소리로 응원 구호를 외치며 격려와 응원을 쏟아냈다.

50분간의 접점 끝에 패배가 가까워지자 군민들은 아쉬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경기가 끝날 무렵에는 중계가 끊기면서 응원하던 이들의 응원장을 이탈하거나 경기를 끝까지 볼 수 없다는 생각에 허망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정나은-김원호 조는 세계 1위 정쓰웨이-황야충(중국)조를 꺽지 못한 채 0-2(8-21, 11-21)로 패배했지만 경기에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게 응원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화순 군민 박용진(47)씨는 “화순 군민으로서 화순군청 소속 선수가 올림픽에서 활약해 뿌듯하다”며 “상대가 막강했지만,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한 정나은 선수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함께 온 박온유(12)군은 “아쉬움이 남긴 하지만 은메달이라는 값진 결과를 내 너무 감사하다”며 “우리의 응원과 격려의 소리가 정나은 선수에게 닿았으면 좋겠다”고 웃어 보였다.

유채란 화순군청 배드민턴 실업팀 주장은 “6년간 함께 훈련을 해온 정나은 선수가 결승선까지 오르게 돼 자랑스럽다”며 “상대팀이 공격과 수비 모든 부분에서 빈틈이 없었다. 어려운 경기였을 텐데 고생했고 잘 싸웠다”고 밝혔다.

배드민턴 혼합복식의 정나은(화순군청)-김원호(삼성생명)는 값진 올림픽 은메달을 획득했다. 한국 배드민턴이 혼합복식에서 결승에 오른 건 2008 베이징 대회 이용대-이효정 금메달 이후 16년만의 최고 성적이다.
정상아 기자 sanga.jeo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