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실점·24점 차 패배→영봉패’ 추락하는 KIA, 이젠 선두 수성도 장담 못 한다
두산에 0-1 패… 실책으로 결승점 헌납
2024년 08월 01일(목) 22:33
KIA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이 1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두산베어스와 2024 신한 SOL뱅크 KBO 리그 시즌 15차전에서 답답한 흐름이 이어지자 생수를 들이키고 있다. 뉴시스
“지나간 경기는 지나간 경기다. 점수를 많이 줬고, 실망스러운 모습을 팬들께 보여드린 것에 대해 죄송하다. 선수들 본인이 가장 잘 알 것이고, 어제 경기에 대해 울분을 토하고 있을 것이다. 선수들 스스로가 해야 할 것을 알기 때문에 따로 미팅을 갖고 수습할 생각은 없다. 팀 분위기가 좋아지면 그때 따로 얘기를 나눠보겠다.”

6-30, KBO 리그 역사상 최초의 30점대 실점과 역대 최다 점수 차 패배. 그럼에도 호랑이 군단은 뚝심을 이야기했다. 분위기가 좋지 못한 상황에서 굳이 선수들을 자극하기보다는 스스로 생각할 시간을 주겠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분위기 반전을 위한 카드도 효과가 전혀 없었다. 이범호 감독은 수비 강화를 위해 최형우와 김선빈 대신 박정우와 홍종표를 출격시켰지만 이들이 나란히 무안타로 침묵했고, 결승점의 빌미를 제공하며 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든 분위기다.

KIA타이거즈는 1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두산베어스와 2024 신한 SOL뱅크 KBO 리그 시즌 15차전에서 0-1로 영봉패를 당했다. 이날 패배로 KIA는 두산과 주중 3연전 스윕을 허용했고, 올 시즌 60승 2무 41패(승률 0.594)에 그치며 6할 승률이 붕괴됐다.

선발 등판한 제임스 네일은 1회초 2사 후 흔들렸지만 실점하지 않았다. 제러드 영과 양석환, 김재환에게 3연속 볼넷을 내주며 만루 위기에 몰렸으나 강승호를 삼구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위기를 탈출했다.

영점을 잡은 네일은 2회초를 삼자범퇴로 틀어막았고 3회초에는 1사 2루 위기에서 제러드를 헛스윙 삼진, 양석환을 플라이로 처리하며 무실점을 이어갔다. 이어 4회초와 5회초 수비를 실점 위기 없이 넘어가며 순조로운 흐름을 유지했다.

하지만 6회초 허무하게 실점을 내줬다. 네일은 1사 후 김재환에게 안타를 허용했고, 후속 타자 강승호에게 병살타성 땅볼을 유도해 직접 송구했으나 2루수 홍종표의 포구 실책이 나왔다. 이 직후 중견수 박정우가 공을 잡아 3루로 던졌으나 김도영의 글러브를 지나쳐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며 안전 진루권이 주어져 김재환이 홈을 밟았다.

KIA 타선은 6회말 득점 기회조차 만들지 못했다. 7회말에는 2사 후 변우혁의 안타와 박찬호의 볼넷으로 1·2루 기회를 만들었지만 대타 최형우가 중견수 플라이에 그쳤다.

8회말에는 결정적인 기회를 맞았으나 또 허무하게 무너졌다. 이창진과 최원준이 연속 볼넷을 얻어내며 무사 1·2루 기회를 만들었으나 홍종표의 희생 번트가 높이 뜨며 포수 김기연의 글러브로 향했다. 김도영과 소크라테스는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9회말에도 득점까지는 힘이 닿지 않았다. 1사 후 서건창이 몸에 맞는 볼을 얻어냈고 박찬호가 플라이로 물러났으나 한준수가 안타를 때리며 2사 1·2루 기회를 만들었지만 이창진이 땅볼을 치며 영봉패가 확정됐다.

결과적으로는 수비를 선택한 것이 패착이 됐다. 한 점 싸움을 전개하는 데까지는 성공했지만 승부처에서 수비 강화를 위해 선택한 자원들이 나란히 실책을 범하며 결승점을 헌납했고 끝내 스윕을 허용했다.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