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청년예술가 “활동 지속위해 안정적 수입 필요”
광주문화재단 예술인 실태조사
최저임금 이상 소득 16.5% 그쳐
“‘광주’ 지역적 특성 도움 안돼”
대금 지급 지연 등 부당 대우도
2024년 08월 01일(목) 18:20
광주문화재단, 청년 예술인 역량강화 및 창작환경 조성을 위한 5개년 기본계획 수립 연구 요약보고서.
광주에 ‘청년작가’는 얼마나 있을까?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의 예술활동증명 제도에 따라, 2023년 12월 기준 광주에서 미술분야로 예술활동증명을 완료한 인구는 1290명이다. 이 중에서 20~30대에 해당하는 청년세대 인구는 296명으로 집계됐다.

이들의 가장 큰 고민은 ‘광주에서의 예술활동이 지속가능한가’에 대한 것이다. 광주문화재단이 지난해 발표한 ‘광주시 청년예술인 실태 및 정책수요 조사’에 따르면, 청년세대 예술인들은 안정적인 수입이나 지원에 대한 공감대가 컸다. 과반 이상이 활동 과정에서 대금 지급 지연 등의 부당한 대우를 경험한 적이 있었고 작업을 지속하는 것에 있어서 ‘광주’라는 지역적 특색에 큰 메리트를 느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용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먼저 광주시 미술분야 청년예술인이 예술활동으로 얻은 연간소득은 △없음 3.1% △500만원 미만 29.9% △500만~1000만원 미만 14.4% △1000만~1500만원 미만 17.5% △1500만~2000만원 8.2% 순으로 나타났다. 최저임금 이상 수준인 2500만~4000만원 이상의 소득을 얻은 청년예술인 비율은 16.5%에 그쳤다. 사실상 예술소득으로만 생계유지가 어려운 셈이다.

불안정한 소득환경은 겸직 혹은 예술활동 중단으로 이어졌다. 미술분야 청년예술인 중에서 △겸업 중인 예술인은 41.2% △예술활동을 중단한 인구는 3.1%로 두 개 응답 비율이 절반에 달했다. 전 장르 청년예술인이 겸업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예술활동으로 얻은 낮고 불규칙한 소득이 42%로 가장 높았고, △예술활동의 고용 불안정성이 32.5%로 그다음 높았다. 예술활동을 중단한 이유 역시 낮고 불규칙한 소득이 46.9%로 가장 높았다.

미술분야 청년예술인에게 지속적인 예술활동을 위해 필요한 자원이 무엇인지 물었을 때, △안정적인 수입이라는 응답이 31.6%로 가장 높았고 △창작지원금이라는 응답이 17.2%로 그 다음 높았다.

전 장르 청년예술인에게 광주에서 활동하는 주된 이유를 물었을 때, △현재 거주지라는 응답이 39.8% △출신 지역이라는 응답이 36.1%로 가장 많았다. 반면 광주시 외 지역에서 활동하는 일부 청년예술인에게 그 이유를 물었을 때, △예술 소비 수요가 많아서라는 응답이 17.4% △예술활동과 관련된 지원이 잘 되어서라는 응답이 14.4% △다른 예술인과 활발한 교류를 위해서라는 응답이 13% 등으로 가장 많았다. 예술활동을 전개하는 데 있어서 광주라는 지역적 특징이 두드러지지 않았다.

청년예술인이 예술활동 중 부당한 대우를 당했던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69%에 이르기도 했다. 부당대우 유형은 △대금지급 지연 22.9% △계약내용에 없는 과업 지시 21% △대금 미수령 11.1% △계약기간의 일방적 연장 9.1% △저작권 분쟁 4.8% 순으로 나타났다. 기타 의견으로 주제 검열, 계약서 미작성, 출연료 반환 등이 있었다.

정두용 (사)청년문화허브 감독은 “광주에서 등용된 청년예술인의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위해서는 네트워크 활성화에 대한 다각도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며 “10년 전과 비교했을 때, 분명 청년들의 활동 영역이 훨씬 넓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민관 가리지 않고 여러 프로그램을 통해 유능한 청년예술인이 여럿 발굴됐다면, 지금 시점에서는 그들이 자립할 수 있는 유통망을 구축하는 것이 광주시의 역할”이라고 제언했다.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