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실점·24점 차’ KIA타이거즈는 수치를 모른다
두산에 6-30 참패… 네 차례 빅이닝 허용
KBO 리그 역대 최다 실점·격차 동시 경신
2024년 07월 31일(수) 22:59
KIA타이거즈가 31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두산베어스와 2024 신한 SOL뱅크 KBO 리그 시즌 14차전에서 7회초까지 30실점을 허용하며 KBO 리그 역사상 최다 실점 기록을 경신했다. 뉴시스
KBO리그 역사상 최다 실점과 최다 점수 차 패배. 처참하다는 말로도 표현이 부족한 경기였다. 만약 올 시즌 이범호호가 우승에 실패한다면 이 경기가 가장 큰 원인이 될 수밖에 없다. 그만큼 시즌 전체의 흐름에도 치명타를 줄 수 있는 내용이었다.

KIA타이거즈는 31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두산베어스와 2024 신한 SOL뱅크 KBO 리그 시즌 14차전에서 6-30으로 참패했다. 이날 패배로 KIA는 두산과 주중 3연전 루징 시리즈를 확정 지었고, 올 시즌 60승 2무 40패(승률 0.600)에 그치며 다시 6할 승률 붕괴 위기에 놓였다.

KIA의 마운드는 초토화됐다. 1회부터 9회까지 무실점으로 막아낸 이닝이 세 차례에 그쳤다. 빅이닝만 무려 네 차례를 허용했고, 삼자범퇴로 수비에 성공한 투수는 마운드에 오를 선수가 없어 대신 글러브를 낀 외야수 박정우가 유일했다.

선발 등판한 김도현은 1회초 양석환에게 적시타를 맞으며 선제 실점했다. KIA 타선이 2회말 박찬호의 밀어내기 볼넷과 소크라테스 브리토의 희생플라이로 2-1 역전에 성공했지만 3회초 제러드에게 투런포, 김기연에게 내야 안타로 3실점을 추가한 뒤 2-4, 1사 1·3루에서 마운드를 내려갔다.

김기훈이 소방수로 투입됐지만 불은 오히려 더 번졌다. 전민재를 상대로 폭투를 던지며 실점한 뒤 볼넷까지 내줬고 조수행에게는 몸에 맞는 볼을 던지며 만루 위기를 맞았다. 이어 허경민에게 싹쓸이 2루타를 맞으며 첫 번째 빅이닝을 허용, 2-8까지 벌어졌다.

실점은 계속됐다. 김기훈이 4회초 김재환과 강승호에게 연속 볼넷을 내주며 무사 1·2루에서 강판됐고, 곽도규는 조수행에게 좌전 적시타를 내주며 승계 주자가 홈을 밟아 2-9가 됐다.

KIA 타선은 4회말 김도영의 적시타로 한 점을 만회하며 3-9로 쫓아갔으나 5회초 최지민이 강승호에게 스리런포를 맞은 뒤 전민재에게 적시 3루타, 조수행에게 1타점 땅볼로 두 번째 빅이닝을 내주며 3-14로 두 자릿수 실점과 점수 차를 동시에 허용했다.

6회초는 가장 처참했다. 이준영이 제러드에게 투런포를 맞았고, 김재환에게도 투런포를 맞았다. 김현수가 구원 등판했지만 조수행에게 적시타, 제러드에게 싹쓸이 2루타를 맞았다. 이어 김대유는 강승호에게 밀어내기 볼넷, 김기연에게 2타점 적시 2루타를 맞으며 한 이닝 두 자릿수 실점을 완성, 순식간에 3-25가 됐다.

7회초 KIA는 끝내 불명예 기록을 세웠다. 김대유가 제러드에게 적시타를 맞은 뒤 김재환에게 밀어내기 볼넷, 강승호에게 2타점 적시 2루타, 김기연에게 1타점 땅볼을 내주면서 네 번째 빅이닝을 헌납, 3-30이 됐다. KIA 타선은 8회말 변우혁의 스리런포로 6-30까지 쫓아갔지만 추가 득점을 만들지 못하며 24점 차 패배를 확정지었다.

KIA는 30실점, 24점 차 패배를 떠안으면서 KBO 리그 역대 최다 실점과 최다 점수 차 패배 기록을 모두 경신했다. 종점 최다 실점은 1997년 LG트윈스(상대 삼성)의 27실점, 최다 점수 차 패배는 2022년 롯데자이언츠(상대 KIA)의 23점 차 패배였다. 공교롭게도 자신들이 세웠던 기록을 자신들이 깼다.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