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e스포츠’ 활성화… 지역연고제 도입 ‘주목’
슬래셔e스포츠 구단과 업무협약
지역 연고 ‘광주 슬래셔팀’ 탄생
이터널 리턴 게임 리그전에 참가
“e스포츠 인력 양성·인프라 확산”
2024년 07월 29일(월) 18:21
지난 21일 대한장애인체육회가 주최·주관하는 ‘2024 전국장애인e스포츠대회’에서 광주 지역 장애인e스포츠 선수가 메달을 수여받고 있다. 광주장애인e스포츠학부모회 제공
‘꿀잼도시’를 목표로 아마추어·장애인e스포츠 활성화에 나섰던 광주시가 이번에는 게임 ‘이터널 리턴(님블뉴런)’을 통해 지역연고제를 도입, e스포츠 종목 범위를 확장했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가 ‘e스포츠경기장 지역 연고팀·리그 창설’을 천명한 만큼, 이번 리그 운용의 성과가 향후 ‘광주e스포츠 전국화’의 단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

광주시는 29일 광주e스포츠경기장에서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진흥원), 슬래셔e스포츠 구단과 ‘광주 e스포츠 발전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식에는 이상갑 광주문화경제부시장과 이경주 진흥원장, 김건오 슬래셔 대표가 참석했다.

협약에 따라 슬래셔 구단은 올 12월까지 △광주시 로고가 새겨진 유니폼 착용 △팀명에 ‘광주(GJ)’ 포함 △이터널 리턴 지역 연고(광주 대표) 내셔널리그 대회 참가 등을 진행한다. 또 e스포츠경기장 대회 및 행사 등 지역 산업 발전·활성화를 위한 프로그램에 참여할 예정이다.

지난 6월 4명의 주전 선수를 구성한 광주슬래셔는 오는 11월2일까지 치러지는 프로 정규 시즌 경기를 진행한다. 대회에는 광주슬래셔를 비롯해 △미래엔세종 △대전하나CNJ △올웨이즈 인천 △경기 이네이트 △성남 ROX △BNK 피어엑스 △대전 사이버즈 등 각 지역에 기반을 둔 8개 팀이 참여한다.

광주의 e스포츠 프로 리그 진출은 지역 e스포츠 기반을 더욱 키울 것으로 보인다. 앞서 광주는 ‘e스포츠 메카’로 발돋움하기 위해 지난 2020년 조선대 해오름관에 전국 최대 규모의 e스포츠경기장을 건립하고 아마추어부터 장애인까지 지역 저변을 넓혀왔다.

전국에 4곳(광주·대전·부산·진주) 밖에 없는 상설 경기장을 통해 큰 대회를 유치하는 등 꾸준한 활동을 이어왔다. 특히 2022년 11월 ‘광주 발로란트 e스포츠 아시아’는 대회 당일 1191명이 경기장을 찾는 등 광주 e스포츠 역사상 최고의 흥행을 기록했다.

타 시도와 차별화를 위해 추진했던 장애인e스포츠도 국가대표를 배출하는 등 괄목한 성적을 거뒀다.

2023년 4월 창단된 장애인e스포츠단 ‘무등’은 출범 직후부터 ‘광주’ 이름을 걸고 각종 대회서 입상하며 성과를 냈다. 같은 해 6월 광주시체육회 소속으로 제17회 전국장애학생체전 e스포츠 부문 동메달을, 11월에는 대한장애인e스포츠연맹이 주관한 충남 서천 장애인e스포츠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무등 선수 2명이 △닌텐도 볼링 △카트라이더:드리프트 종목 대표로 뽑히기도 했다. 올해는 지난 21일 대한장애인체육회가 주최·주관하는 ‘2024 전국장애인e스포츠대회’에서 금·은·동메달을 따는 활약을 보였다.
이상갑 광주시 문화경제부시장이 29일 조선대학교 해오름관에서 열린 광주 e스포츠팀 ‘광주 슬래셔’ 후원 업무협약식에 참석해 선수단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광주시 제공
광주는 이런 결과를 바탕으로 전국 규모 e스포츠에 도전장을 던졌다. 수도권에 비해 지리·경제적 여건이 부족해 업계서 ‘아픈 손가락’으로 불리는 지역 연고제지만, 지난 5월 문체부가 공개한 ‘게임산업 진흥 종합 계획’이 미래 먹거리로서 확신을 줬다.

종합계획에는 e스포츠 상설 경기장이 존재하는 지역에 지역 연고 실업팀 창단 등 리그 운영을 지원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구체적으로 △2025년 지역 연고팀 창설·실업 리그 개최 △2027년 학교·실업·프로 연계한 지역 연고 실현 △2030년 지역 연고 프로리그 출범 등이다.

향후 정부 정책 기조에 따라 광주가 ‘호남 e스포츠 중심지’로 도약한다면, 그간 논의돼 왔던 ‘청년 유출·일자리·노잼도시’ 과제 해결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경주 진흥원장은 “광주에 연고를 둔 팀이 생겨 뜻깊다. 지역에서 e스포츠산업 저변 확산을 위해 지속적으로 지원한 덕분”이라며 “정부 정책과 산업 발전에 맞춰 e스포츠 인력 양성·인프라 확산 등 미래 먹거리 발굴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영진 조선이공대 e스포츠학과장은 “광주는 시설적 인프라는 좋지만, 자체 콘텐츠 등의 부재로 그간 (e스포츠학과) 졸업생들이 타 시도로 많이 떠났다”며 “결국 지역 e스포츠 산업이 커야 노잼도시·지역 인재 유출을 막을 수 있다. 지자체-게임사의 연계는 이런 문제를 해결할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잘 안착해 성공적인 모델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병하·정성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