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환경이야기·임낙평>극심한 기상이변 온실가스 감축 부터
임낙평 광주환경운동연합 전 의장
2024년 07월 29일(월) 17:16
임낙평 광주환경운동연합 전 의장
폭염과 열대야가 계속되고 있다. 장맛비가 가끔 내리기도 하지만 찌는 듯한 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시시때때로 휴대폰에 찍힌 폭염주의보, 폭염경보 혹은 호우주의보는 우리가 극단적인 날씨, 즉 기상이변의 시대에 살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시원한 냉방시설에서 생활하는 이들보다 농민들과 야외에서 일해야만 하는 이들, 에어컨 없이 살아야 하는 빈한한 이들의 고통이 더할 것이다.

얼마 전부터 기후변화(Climate Change)를 기후위기(Climate Crisis)로 나아가 기후붕괴(Climate Breakdown)라고 불러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다.

지구온난화(Global Warming)의 시대는 가고 지구가열화(Global Heating), 혹은 지구열대화(Global Boiling) 시대가 도래했다는 주장도 있었다.

지구가 점점 가열되어 지글지글 끓고 있다는 뜻이다. 수년 전 한 청소년 기후운동가는 ‘우리 집(지구)이 불타고 있다’고 외쳤다. 현재 진행형인 기후위기의 적절한 표현이다.

우리나라를 비롯, 세계 각처에서 들려오는 기상이변의 뉴스를 접할 때마다 기후붕괴와 지구열대화 시대로 접어들고 있는 듯한 위기의식을 느낀다.

유럽연합의 기후 기상기구인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 서비스(C3S)’는 지난 7월, 지난해 5월부터 지난 6월까지 13개월 연속해서 ‘역사상 가장 무더운 달’이 계속되고 있다고 발표했다. 지난 2023년이 ‘역사상 가장 무더운 해’였고 현재의 추세가 계속된다면 2024년 기록갱신 가능성이 높다. 지금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폭염이나 가뭄, 홍수 등 기상재난이 ‘더 자주 더 강하게’ 발생할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다.

금년 들어 지금까지 아시아를 비롯해 세계 각처에서 섭씨 40도를 넘어 50도까지 육박하는 폭염이 강타했다. 얼마 전 사우디의 이슬람 하지 성지순례 중에 1300명이 넘는 순례자들이 50도 폭염으로 사망했다. 섭씨 50도에서 어떻게 건강하게 살 수 있을까.

극심한 기상이변은 시민들의 인명과 재산의 피해를 야기하고 정치·경제·사회는 물론 생태계와 환경에서 치명적인 악영향을 끼친다. 구체적으로 보면 식량생산의 가장 큰 위협을 초래한다.

폭염·가뭄·홍수 등은 농업에 직격탄이다. 작물 수확의 실패는 식량 부족을 초래하고 시장에서 식량가격이 상승으로 이어져 경제에도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지구촌의 빈곤과 기아,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전염병 발생의 주된 요인을 제공한다. 기상이변은 가난한 나라, 가난한 지역사회에 더 치명적이다. 맑은 물과 공기, 식량이 결여된 지역은 영양결빕과 각종질병에 노출될 수 밖에 없다.

폭염·가뭄·홍수 등 기상이변에 의한 재난이 더욱 빈번하고 고강도로 찾아온다면, 피해는 확대재생산이 불가피하다. 이런 상태가 실제로 기후붕괴, 지구열대화 시대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말한 ’기후지옥‘이다. 그 길을 갈 수는 없다. 재난을 초래한 ’범인‘을 색출하고 합당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사실 국제적으로 범인은 밝혀냈다. 석탄·석유·가스 등 화석연료가 그것이다. 화석연료를 퇴출시켜야만 한다는 공감대도 형성됐다. 그러나 퇴출 조치가 차일피일 계속 미뤄지고 있다. 지구촌 일원으로 한국도 광주나 전남과 같은 지역도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 당장 올해 말부터라도 화석연료를 퇴출 중이고 온실가스가 감축되고 있다는 반가운 뉴스를 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