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칼럼>고물가·고금리처럼 무서운 ‘고환율 시대’
송호 경제 칼럼리스트
2024년 07월 25일(목) 09:32
송호 경제 칼럼니스트
물가가 오르고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면 중앙정부는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리고 개인의 실질소득은 낮아진다. 그래서 고물가 시대에 현금을 저축하는 대신 금이나 고물가에 대응할 수 있는 주식 종목 등에 투자해서 현금의 가치하락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은 보편적인 상식이 되어가고 있다.

하지만 환율이 개인소득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의외로 둔감한 사람들이 많다. 보통 환율은 기축통화인 달러에 대한 자국 화폐의 교환가치를 말하며 그 가치를 기준으로 각 국가 간 환율도 정해진다. 환율이 원화 대비 강달러일 때와 약달러일 때 각각 개인소득에는 어떤 영향을 줄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업종에 따라서 희비가 엇갈린다. 고환율일 때는 수출업과 관광업 등은 호황을 맞을 수 있는 반면, 수입 관련 업종과 내수업종 등은 고전을 면치 못할 가능성이 높다. 각 업종 종사자들의 소득도 차이를 보이게 된다.

그런데 기축통화인 달러의 시각으로 보면 호황 업종에 종사하든 불황 업종에 종사하든 개인의 실질소득은 하락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 호황을 누리는 업종의 종사자들도 원화 수입은 늘겠지만 이를 달러로 환산하면 현상 유지에 불과하거나 오히려 줄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 수입이 증가하려면 달러로 환전했을 때도 수입이 증가해야 한다. 고환율로 인한 싼 구매비용의 효과로 고환율을 보전시키고 남을 만큼의 많은 매출을 올렸을 때 수입, 또는 소득이 증가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환율이 적절한 밸런스를 유지할 때 개인의 소득은 안정된다. 예컨대 1000원이던 원달러 환율이 1400원으로 상승하면 개인의 소득은 나도 모르게 40%가 줄어들게 된다. 역대급 엔저 상황을 맞이한 일본의 경우 수출과 관광이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개인소득은 줄면서 ‘싸구려 일본’이라는 자성의 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국 고소득층이 거주하는 실리콘 밸리와 일본의 강남이라는 미나토구의 거주자의 소득을 비교하면 실리콘 밸리의 저소득층으로 분류되는 소득이 엔화 소득으로 2400만엔인데 엔저의 영향으로 미나토구 거주자의 평균소득이 실리콘 밸리 저소득층에도 못 미치는 1300만엔 이라고 한다. 환율의 무서움을 보여주는 사례다.

일본보다는 낫지만 우리나라 환율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고물가, 고금리에 더해서 고환율의 시대를 살아가는 지금, 나의 자산을 어떻게 지켜갈 것인지 깊은 생각이 필요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