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취항한다던 무안공항 국제선 불발… 지역민 분통
3월 日 사가 주 3회 정기운항 협약
현지공항 정비·급유 조업지원 불가
취소 공지도 없어 여행일정 차질
공항 활성화 위한 협약 남발 지적
道 “운항계획 적극 대응 한계” 해명
2024년 07월 24일(수) 18:30
무안국제공항 활성화 일환으로 전남도가 올해 5월부터 운항하기로 한 일본 정기노선이 취항하지 않아 지역민과 이용객들의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 24일 무안국제공항 대합실에서 무안-울란바토르행 등 여행객들이 탑승 수속을 받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나건호 기자
전남도가 무안국제공항 활성화 일환으로 올해 5월부터 운항하기로 한 일본 정기노선이 두달이 지나도록 취항하지 않고 있어 지역민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특히 전남도는 현지 공항 여건 등 취항이 불가능한 상황을 뒤늦게 파악하고도 이에 대한 별다른 공지나 대응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불신을 키우고 있다.

24일 전남도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남도는 지난 3월 무안군, 제주항공·진에어와의 업무협약을 통해 제주항공과 4월부터 제주(주 4회), 중국 장가계(주 4회), 연길(주 2회)을, 5월부터는 일본 사가 노선을 주 3회 운항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애초 발표한 취항 계획에서 두 달 가량이 지났는데도 일본 사가 정기노선 운항은 어떠한 공지나 안내도 없이 감감무소식이다.

이에 사가 노선 취항 소식을 반기며 여행과 행사 등을 준비했던 지역민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함평에 거주하는 정수영(30)씨는 “일회성 기획으로 골프 관련 행사를 진행할 때는 최소 1~2개월 전에 관련 상품을 예약해야 한다. 그러던 중 무안~일본 사가 정기노선이 5월에 취항한다는 소식을 듣고 그에 맞춰 관광사, 골프 대행사 등을 선정하고 취항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고 말했다.

정씨는 이어 “그러나 취항 예정이었던 5월이 지나도록 무안~사가 정기노선 취항에 관련된 어떠한 소식도 들을 수 없었고, 결국 함평, 무안, 영암 등에서 모인 164명이 인천공항까지 이동해 일본 사가로 출발할 수밖에 없었다”며 “5월에 취항 예정이라고 해놓고 관련 사항이 진행 중인지, 혹은 불발됐는지에 대한 내용은 전혀 공지가 없으니 대체 무안공항을 이용하라는 말인지, 아닌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사가 정기노선 취항 소식에 8월 초 여름 휴가를 계획했다는 장지영(29)씨도 “자영업자인 만큼 여름 휴가를 오래 다녀올 수 없어 인천공항까지 가는 시간과 비용이 부담이 돼 고민하던 중 무안공항의 사가 취항 소식을 듣고 여행 계획과 숙소 예약을 이미 다 해 둔 상태였다”며 “그러나 5월이 지나도 해당 노선이 열릴 생각을 하지 않길래 전남도에 문의했으나 운항이 취소됐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장씨는 “여행이야 인천공항으로 가서 즐기면 되지만, 무안공항 활성화를 진정으로 바라는 지역민으로서 전남도가 정기노선 취항은 대대적으로 광고해놓고, 관련 노선이 어떻게 됐는지는 단 한 줄의 공지도 올리지 않는 게 괘씸하다”고 불평했다.

무안공항 활성화를 위해선 무분별한 국제선 취항 협약 등 보여주기식 행정이 아닌 공항 이용객 편의를 위한 정확한 노선 공지 및 안내, 홍보 등이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사가 정기노선과 관련, 제주항공 관계자는 “올해 5월9일부터 10월15일까지 주3회 운항 계획으로 지난 3월 국토교통부에서 정기선 운항 허가를 받았고, 이에 따라 사가 측에 신청을 완료했다”며 “그러나 정기선 운항 시 해당 공항에서 정비, 급유 등 조업 지원을 받아야 운행이 가능한데, 사가공항 측에서 관련 조업 지원이 어려워 최종 운항이 불가하다고 통보받아 계획을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전남도 측은 해당 노선 관련 문의와 민원 등을 통해 취항이 어렵다는 상황을 미리 파악했으면서도 민원인 개별 통보를 제외하곤 지역민에게는 별다른 공지를 하지 않고, 취항 불발에 대한 대응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전남도 관계자는 “운항 계획과 관련해 전남도 측에서 적극적으로 나서는 데 한계가 있다”며 “향후 관련 사안에 더욱 신경쓰겠다”고 밝혔다.
오지현 기자 jihyun.oh@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