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브랜드 이미지 제고 '향기 마케팅' 눈길
유통·출판업계 '오감마케팅' 활발
치유·힐링 소비자 관심·수요 증가
매장·호텔·서적에 활용 고객 유치
"MZ세대 경험소비 트렌드 반영"
2024년 07월 24일(수) 18:28
유통업계 등 각 기업들이 향기 시장 확대와 그 중요성이 부각됨에 따라 시그니처 향을 개발해 브랜드 이미지를 표현하는 등 향기를 이용한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시도하고 있다.
유통업계 등 기업들이 향기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시키고 고객들의 발길을 붙잡기 위한 ‘향기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24일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코로나19 기간 실내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향’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늘었다. 향기 시장이 커지고 중요성이 부각됨에 따라 기업들은 시그니처 향을 개발해 브랜드 이미지를 표현하는 등 향기를 이용한 마케팅을 적극 시도하고 있다. 치유와 힐링을 비롯해 공간·제품 마케팅 수단까지 확대되며 이종 산업 간 융복합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지난 4월 업계 최초로 자체 캐릭터 ‘폴 앤 바니(Paul & Bani)’의 시그니처 향을 담은 향수를 선보였다. 고객들이 신세계면세점에서 경험을 기억하고 재방문할 수 있도록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이스턴에디션과 협업을 통해 오감 중 기억과 가장 연계된 후각을 자극할 향기를 개발했다.

롯데호텔은 지난 2019년 6월 시그니엘 호텔의 서비스 스케이프 향상을 위해 시그니처 향 ‘워크 인 더 우드(A Walk in the wood)’를 개발했다. 시그니엘 고유 향으로 당초 호텔 내부의 조향을 위해 개발했지만 투숙객들의 구매 문의가 쇄도하자 디퓨저 제품으로 출시해 판매하고 있다. 안방에서 호텔의 향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 고객들을 끌어들인 것으로 보인다.

출판업계에서도 시각뿐만 아니라 후각·촉각·청각 등을 활용한 ‘오감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출판업계 불황이 이어지자 새로운 경험을 독자들에게 제공해 고객을 유치하고자 하는 것이다. 체험형·참여형 콘텐츠를 중시하는 MZ세대들의 ‘경험 소비’ 트렌드를 적극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 실제로 나태주 시인은 지난해 말 향기가 나는 시집 ‘잠시향’(존경과행복)을 냈고 오는 9월에는 사랑, 소망, 감사, 행복 각각의 주제와 향을 결합한 향기 시집 시리즈를 낼 예정이다.

지역백화점들도 후각을 활용한 향기 마케팅에 뛰어 들었다.

광주신세계 신관 지하 1층으로 향하는 에스컬레이터에서 내려 오른쪽으로 돌아가면 은은한 향기를 느낄 수 있다. 향수나 방향제 매장이 없는데도 이국적인 느낌의 향이 코끝을 자극하는 것은 캐주얼 브랜드 ‘후아유’가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월 광주신세계 신관 지하 1층에 오픈한 후아유 매장에서는 ‘캘리포니아 드림’이라는 이름의 방향제를 사용한다. 이는 ‘캘리포니아 드림’이라는 브랜드 슬로건을 담아 자체 제작한 향기로, 지난 2000년 후아유가 처음 런칭할 때부터 쓰기 시작했다.

후아유는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 감성에서 출발한 브랜드로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만족감을 선사하고자 향기 마케팅을 시작했다. 이때부터 전국 후아유 매장 중 30여곳에서 캘리포니아 드림 방향제를 사용 중이다. 20년 넘게 향기 마케팅을 지속하는 이유는 고객들의 호의적인 반응 덕분이다. 오감 중 시각 외에 후각 경험을 통해 브랜드를 각인시키려는 마케팅의 일환으로 시작됐으나 많은 고객이 ‘후아유=향기’라고 떠올릴 만큼 향기 마케팅은 성공적으로 자리 잡았다.

또 광주신세계 본관 7층에 자리한 라이프 스타일 패션 브랜드 내셔널지오그래픽은 지난 2017년부터 특별 제작한 유칼립투스 방향제를 매장에서 사용하고 있다. 브랜드와 어울리는 향기를 제작해 소비자 감정을 자극하고 전국 어느 매장을 가든 동일한 내셔널지오그래픽 브랜드라는 느낌을 얻을 수 있도록 같은 향기를 활용 중이다.

이정일 광주신세계 신관 팀장은 “고객 발걸음을 붙잡는 것부터 브랜드를 기억시키는 것까지 향기 마케팅에 주목하는 업체들이 많다”며 “향기 마케팅을 하는 매장을 찾아 브랜드의 향기를 직접 느껴보는 것도 흥미로운 경험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나다운 기자 dawoon.na@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