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지도부 출범 하루만에 ‘채상병 특검법’ 충돌
친윤계 최고위원들 “원내대표 의사 우선”
한 대표 “제3자 추천 특검 달라진 것 없다”
2024년 07월 24일(수) 17:11
한동훈(왼쪽 네 번째)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3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제4차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당 깃발을 들고 최고위원들과 함께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인요한, 김민전, 장동혁 최고위원, 한동훈 대표, 김재원, 진종오 최고위원. (공동취재)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체제가 출범한지 하루만에 ‘채상병 특검법’을 둘러싸고 지도부 간 이견을 표출하는 등 충돌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24일 오전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국회 운영에 관해서는 교섭단체 대표인 원내대표가 최고의 권한과 책임을 갖도록 당헌에 명시하고 있다”며 “당 대표와 원내대표의 의사가 다를 때는 원내대표의 의사가 우선하게 되고 그 최고 결정은 의원총회에서 결정하게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겉으로 보기에도 당 대표와 원내대표의 의견이 다른 것이 명백한데, 이런 경우에는 원내대표의 의견에 따라야 되는 것이 우리 당의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당헌의 명백한 규정이고 의원총회에서 당론으로 결정된다면 이견을 말하는 것 자체가 금지될 수도 있다”며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당대표가 원내대표와 협의를 해서 어떻게 결정하는지를 알아보고 그에 따라야 되는 것이 순서”라고 주장했다.

그는 ‘원내대표가 당대표 위에서 주도권을 가지고 의사 결정을 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되묻자, “제왕적 총재 시절을 거치면서 당이 혼란에 빠진 적이 있다. 그에 대한 반성으로 국회 운영에 대해서는 원내대표가 전권을 갖고 운영을 할 수 있도록 투톱 체제를 만들었다”고 답했다.

김민전 최고위원도 이날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채상병 특검법과 관련된 입장이라든지 검사를 어떻게 임명할 것이냐 이런 조항이라고 하는 것은 원내 전략에 해당하는 것”이라며 “당대표가 이래라저래라 할 얘기는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정관계에 대해, “성공한 정부를 만들어야 정권 재창출이 가능하다. 이 정부에 대한 평가가 나쁘면서 정권 재창출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한동훈 대표는 이날 국회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제3자 추천 방식의 채상병 특검법 대안’에 대해, “제 입장은 달라진 것이 없다”며 “국민께서 (국민의힘이) 진실을 규명하는 것에 소극적이라는 오해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새로운 제안을 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친윤계 최고위원들의 특검법에 대한 원내대표 전권 발언 주장에 대해선,“우리 당은 민주주의적 정당이고 당내에 최고위원뿐 아니라 모든 사람이 이견을 낼 수 있다. 이견을 좁혀가는 토론을 하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 재표결을 앞두고 있는 가장 민감한 현안인 ‘채상병 특검법’ 문제를 놓고 벌써부터 지도부 내에서 힘겨루기가 시작된 모양새다.

이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한동훈 신임 지도부를 향해 채해병 특검법과 김건희 여사 특검법 수용 등 5가지 요구안을 전달하며 압박했다.

한민수 대변인은 “거침없이 폭주하는 윤석열 정권의 방송 장악을 중단하고 국회를 정상화하는 데 협조하라. 이른바 ‘윤명한복’식인 윤석열 대통령이 명령하고 한 대표가 수용, 복종하는 식의 당정 관계를 거부하라”면서 “정책과 비전을 통한 야당과의 잘하기 경쟁을 해나가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선욱 기자 seonwook.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