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상품권·여행 등 소비자 피해… 큐텐 파장 확산
2024년 07월 24일(수) 14:50
24일 오전 서울 강남구 티몬 사옥 앞에서 대금 정산 지연 피해를 호소하는 구매자와 판매자가 인기척을 확인하며 서성이고 있다. 뉴시스
티몬과 위메프의 판매자 정산 지연 사태로 이미 판매된 상품권이 사라지는 등 소비자 피해 사례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싱가포르 이커머스 ‘큐텐(Qoo10)’의 계열사인 티몬과 위메프의 판매자 대금 정산 지연 사태가 연쇄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대금을 정산받지 못한 판매자(셀러)들이 잇따라 상품 판매를 중지·철수하면서 피해가 소비자들에게 전가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각종 커뮤니티에는 배달대행 플랫폼인 ‘요기요’ 상품권이 사라졌다는 피해 사례가 올라오고 있다.

티몬과 위메프 등에서 시중 가격보다 할인된 특가로 판매된 요기요 상품권을 구매한 소비자들은 요기요 애플리케이션(앱)에 해당 상품권을 등록했지만, 판매자들의 상품 판매 철수 이후 남은 상품권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업체 측의 취소를 의심하고 있지만, 환불조차 어려운 상황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이와 관련해 현재 요기요 상품권과 관련한 판매, 환불 등 제반 업무의 경우 대행사에서 진행하는 것은 맞지만, 계약상 요기요와 협의 없이는 앱에 등록한 상품권을 취소할 수 없다.

요기요 관계자는 “현재 상황은 요기요와 협의 없이 대행사가 임의로 상품권을 취소하면서 벌어진 사태”라며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상황 파악 중으로 고객 피해가 없도록 최선을 다해 대응하겠다”고 전했다.

우아한형제들이 운영하는 배달의민족 역시 티몬과 위메프를 통해서 상품권 판매하고 있다. 다만, 배민은 지난 7월 초부터 해당 플랫폼에서의 판매를 중단한 상태다.

또 여름 성수기를 맞아 호황을 누려야 할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교원투어 등 주요 여행사들도 서둘러 위메프와 티몬에서 상품 판매를 중단하고 나서는 모습이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는 티몬과 위메프 측에 밀린 대금을 지급하라는 내용 증명까지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티몬과 위메프는 해당 여행사들의 상품이 노출되지 않고 있다.

한편, 지난 8일 위메프에서 시작된 판매금 정산 지연 사태에 대해 큐텐그룹은 ‘플랫폼 고도화 과정에서 일어난 일시적인 전산 시스템 장애’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최근 티몬과 위메프에 입점한 판매자들도 대금을 받지 못하는 등 이탈 소식이 확산되자 큐텐의 자금난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곽지혜 기자 jihye.kwa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