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기아챔스필드 개보수 비용 市 부담 “이게 맞나요?”
KIA, 파손 관중석 개보수 요청
기아차, 구장 건립시 300억 투입
25년 무상임대…수백억원대 매출
지역체육발전기금 1년 2억 ‘찔끔’
2024년 07월 23일(화) 18:21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 전경. 뉴시스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이하 챔스필드)의 개보수 비용에 대한 광주시 예산 투입을 두고 적정성 논란이 일고 있다.

광주시의 개보수 비용 부담은 야구장 건립 당시 광주시와 기아차가 맺은 계약에 의한 것이지만, 챔스필드에서 기아차가 매년 수백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만큼 지역발전기금 등 지역사회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3일 광주시에 따르면 올해로 개장 10년이 되는 챔스필드의 일부 시설 노후화가 진행됨에 따라 개보수가 검토되고 있다.

이는 KIA타이거즈 구단이 챔스필드 일부 관중석 파손과 내·외부 벽면 색바램 현상으로 인한 보수를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광주시가 해당 시설을 개보수할 시 들어가는 비용은 25억원이다.

이에 대해 시민들은 “KIA 타이거즈가 비인기 구단도 아니고, 챔스필드 표도 구하기가 매우 힘들 정도로 연일 매진인데 개보수 비용을 광주시가 부담해야 하는 지 모르겠다”며 의아해하고 있다.

이같은 의문은 챔스필드가 완공될 때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된 것으로, 지난 2017년에는 재협약까지 이뤄졌다. KIA타이거즈가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챔스필드는 광주시 400억원, 국비 300억원, 기아차 3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지난 2014년 2월 완공됐다. 당시 광주시는 기아차가 300억원을 투입한 만큼 2014년부터 2039년까지 25년동안 무상 임대를 내줬다. 이 기간동안 챔스필드에서 나오는 모든 수익은 기아차가 가져가게 된다. 이에 ‘특혜’ 시비가 일었고 양측은 2017년 재협약을 맺게 된다.

재협약 내용에 따르면 챔스필드 개보수의 경우 광주시는 주요 구조부 철거 또는 설치 관련 전면 교체 보수를 담당하고 있다. 전면 교체 보수란 △노후로 인한 시설물 전면교체(창호, 외벽재, 관람석, 마감재 등) △전면 도장(방수)을 말한다. 기아차는 부분교체 보수를 담당하는데 파손에 의한 개별품목 교체 등이다.

아울러 기아차는 추가 협약과 별도로 광주시에 30억원의 체육발전기금을 15년간 지급하기로 하면서 특혜 논란은 잠시 수그러들었다.

표면적으로는 지역민의 사랑을 받고 있는 KIA타이거즈가 지역사회에 일정 부분 기여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아쉬운 대목이 있다.

광주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챔스필드가 거둔 총 매출은 454억3800만원이다. 2022년에는 475억7400만원이었다. 구장 건설 당시 300억원을 투입했지만, 야구단 운영으로 인한 광고 효과 등을 감안하면 기아차가 구단을 운영하면서 손해를 본다고 생각하기는 어렵다.

특히 타 구단과 비교할 때 기아차의 지역사회 기여금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삼성라이온즈의 홈구장인 대구 라이온즈파크는 구단에서 500억원의 건축비를 납부하고도 2016년부터 25년간 매년 3억원씩을 발전기금으로 대구시에 납부한다. 총 75억원에 달한다.

더욱이 챔스필드는 전국적으로 아름다운 경기장으로 손꼽히는 곳으로 관중수도 계속 증가추세다. 지난 2014년 66만3430명, 2015년 71만141명, 2016년 77만3499명을 기록했고, 11번째 우승을 차지했던 2017년 100만 관중을 돌파했다. 올시즌의 경우 지난 18일까지 홈경기 43경기 중 18경기가 매진을 기록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관계자는 “협약서에 명시된 사항이 있기 때문에 구단이 자체적으로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며 “구장이 노후화되고 위험한 부분이 발생해 광주시에 보수를 요청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현재 보수 여부를 검토 중”이라면서도 “챔스필드를 통해 지역민의 많은 사랑을 받는 구단인 만큼 지역 체육발전에도 관심을 가져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노병하 기자 byeongha.n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