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의회 상임위원장 구성 완료…갈등 봉합 과제
재선거 파행 끝 교문위원장 선출
민주 의원 ‘자중지란’ 후유증 지속
시당, ‘당론 준수’ 경고문 보내기도
교육단체 “전문성 있는 견제·감시를”
2024년 07월 16일(화) 17:54
광주시의회가 16일 3차 투표 끝에 명진 의원을 교육문화위원장으로 선출하고 제9대 후반기 상임위원장 구성을 마쳤다. 광주시의회
광주시의회가 내부 갈등으로 3차 투표 끝에 교육문화위원장을 선출하고 제9대 후반기 상임위원장 구성을 마쳤다. 다만 의장 후보 경선·상임위원 선임 과정 등에서 나온 의원 간 갈등·반목은 후반기 큰 해결 과제로 남았다.

광주시의회는 16일 열린 임시회 3차 본회의에서 교문위원장 재선거를 실시하고, 민주당 내부 경선을 통해 단독 입후보한 명진 의원(찬성14표·무효6표·기권3표)을 위원장으로 선출했다.

앞서 명진 의원은 지난 11일 상임위장 1·2차 투표에서 절반을 넘지 못하는 11표를 받아 떨어진 바 있다. 같은날 진행된 행정자치위·환경복지위·산업건설위원장 투표도 모두 턱걸이로 절반을 넘겼다.

광주시의회는 전체 의원 23명 중 민주당 21명·국민의힘 1명·무소속 1명으로, 민주당 경선을 통해 정해진 출마자가 사실상 본선에서도 선출되는 게 일반적이다. 지난 2022년 전반기 원 구성 당시 최다 무효표는 2표였다. 특정 상임위원장 선출이 안 돼 재선거가 치러진 것은 지방의회 출범 이후 두 번째(2008년)다.

명진 의원은 당선 소감을 통해 “개인적인 부족함으로 의회 전체가 거론돼 죄송하다”며 “하나 되고 소통함으로써 일 잘하고 신뢰받는 교문위가 되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결과는 지난달 29일 민주당 시의장 후보 경선 과정에서의 ‘약세 후보간 야합’ 논란과 교문위 상임위원 선정 과정에서 나온 갈등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재선거 파행이 빚어진 교문위에서는 정원이 6명인 상임위에 11명이 지원해 3시간 넘는 논쟁이 발생, 결국 제비뽑기로 구성을 마무리하는 촌극이 빚어졌다.

민주당 광주시당이 지난 12일 소속 시의원들에게 ‘민주당 내부 경선 결과를 준수할 것’을 촉구하는 경고문을 보내 급한 불은 껐지만, 담합과 배신이라는 감정 대립이 남아 원 구성 이후에도 의정 추진 방해 등 후유증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광주교육시민단체는 이날 의견문을 내고 “전문성이 강화된 교문위 구성으로 교육청에 대한 견제·감시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다수당인 민주당 소속 의원이 과반 득표에 실패한 건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며 “비전과 전문성이 아닌 제비뽑기에 의지하는 행태에 참담하기 그지없다. 권력·자리다툼이 아니라면 이 같은 사태가 일어날 수 있는가”라고 꼬집었다.

이어 “학생인권조례 퇴행, 중고교 스마트기기 예산 낭비 등 굵직한 교육 현안이 산적하다. 과연 이들이 어떤 교육 희망을 일굴 수 있을까”라며 “사리사욕을 벗어나 교육청에 대한 제대로 된 감시로 시민들의 무너진 신뢰를 회복해 나갈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한 광주시의원은 우여곡절 끝에 마친 상임위장 구성에 대해 “의도치 않은 상황이다. 후반기 시작부터 상호 믿음이 무너졌다”며 “뒷맛이 씁쓸하지만 어쨌든 구성은 마무리됐다. 이제라도 시의회가 시민·지지자들에 신뢰받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당분간 자성의 시간을 보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시의회는 오는 19일 예산결산·윤리특별위원회 구성을 비롯해 운영위원장을 선출하고 후반기 원 구성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정성현 기자 sunghyun.ju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