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쿠바 주재 외교관, 가족과 한국 망명 확인
탈북 외교관 중 가장 고위급
2024년 07월 16일(화) 16:12
경기 파주시 접경지에서 바라본 북한. 뉴시스
쿠바에 주재하던 북한대사관 리일규(52) 정치 담당 참사관이 한국으로 망명한 사실이 확인됐다.

16일 국가정보원 등에 따르면 리 참사관은 지난해 11월 초 아내와 자녀를 데리고 국내로 입국했다.

북한 외교관의 탈북이 확인된 것은 지난 2019년 7월 조성길 주이탈리아 대사대리와 같은 해 9월 류현우 주쿠웨이트 대사대리 이후 처음이다.

리 참사는 1999년 외무성에 들어가 2011년 9월부터 2016년 1월까지에 이어 2019년 4월부터 2023년 11월까지 쿠바에서 총 9년을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 7월에는 쿠바에서 무기를 숨긴 채 파나마 운하를 통과하려다 적발된 ‘청천강호’ 사건을 해결하며 ‘김정은 표창장’을 받은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외무성 대표부지도과 부국장의 뇌물 요구와 부당한 업무 평가 등으로 탈북을 고민하던 중 건강 악화로 멕시코에서 치료를 받겠다고 외무성에 요청했지만, 거부당하며 탈북 결심을 굳혔다고 전했다.

리 참사관은 한국에 온 북한 외교관 중 가장 고위급으로 알려졌다.

북한에서 귀순한 태영호 전 국민의힘 의원(탈북 당시 주영국 북한 공사)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일규 참사는 나와 내 아내, 내 아들들이 다녔던 평양외국어학원을 다닌 동문”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태 의원은 “그는 북한 외무성에서 김정일, 김정은도 알아주는 쿠바 전문가였다. 그가 쿠바 주재 북한 대사관에서 마지막으로 수행한 가장 중요한 업무는 한국과 쿠바 사이의 수교 저지 활동이었는데, 지시를 집행해 보려고 애를 썼으나 쿠바의 마음은 이미 한국에 와 있어서 어쩔 수가 없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한편, 쿠바는 지난 2월 한국과 수교를 맺은 바 있다.
곽지혜 기자 jihye.kwa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