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사고? 도망부터"…측정 피하는 '김호중 수법' 잇따라
2024년 07월 16일(화) 09:58
부산 해운대구에서 운전자가 사고를 낸 뒤 차량을 두고 도주했다. 부산 해운대경찰서 제공
운전자가 사고를 내고 ‘일단 도주’하는 수법이 횡행하고 있다. 음주 후 사고를 내고 도주한 뒤 자수해 뺑소니 혐의만 받은 ‘김호중 수법’을 따라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전 4시35분께에는 포르쉐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를 몰던 30대 운전자가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앞 왕복 6차선 도로를 달리다가 가로등을 들이받은 뒤 택시를 타고 도주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사고 발생 이후 약 6시간30분 만에 운전자를 집에서 붙잡았으며 한참 뒤 실시한 음주 측정에서도 운전자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준(0.08%) 이상으로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또 지난 13일 오전 1시께는 부산 해운대구청 근처에서 벤츠 승용차를 몰던 40대 운전자가 전봇대를 들이받고 전복 사고를 낸 뒤 택시를 타고 도주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경찰은 사고 차량에서 발견한 신분증과 휴대전화를 토대로 운전자의 인적 사항 등을 파악했지만, 아직 운전자의 소재를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역시 운전자가 음주나 약물 투약 사실을 숨기기 위해 도주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 중이다.

앞서 구속기소 된 가수 김호중은 지난 5월 음주 운전을 한 뒤 택시와 출동 후 도주했다가 한참 뒤 경찰에 출석해 정확한 음주 수치를 측정하지 못함에 따라 음주 운전 혐의가 빠진 채로 기소됐다.

이처럼 ‘음주 사고 후에는 먼저 도주한 뒤 술이 깰 때까지 숨어있으면 음주 수치를 정확히 측정할 수 없기 때문에 처벌을 피할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유사 범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곽지혜 기자 jihye.kwa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