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문자·제2 연판장’…국힘 전당대회 공방 격화
일부 원외인사, 한동훈 후보 사퇴 요구
한 “구태 극복…국민·당원과 함께 변화”
선관위 “당내 화합 저해행위” 제재 방침
한 캠프 ‘공정경쟁 위반’ 선관위에 신고
2024년 07월 07일(일) 16:15
원희룡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와 한동훈(오른쪽) 후보가 지난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미래를 위한 약속, 공정 경선 서약식에서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를 앞두고 일부 원외 인사들이 한동훈 당 대표 후보의 사퇴 요구 기자회견을 준비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김건희 여사 문자 무시’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한동훈 후보는 7일 페이스북에서 일부 원외 당협위원장들이 전날부터 자신의 사퇴 동의 여부를 묻고 다니는 것과 관련 “국민과 당원들께서 똑똑히 보게 하자”며 “제가 연판장 구태를 극복하겠다”고 밝혔다.

자신에 대한 사퇴 요구를 ‘제2 연판장 사태’로 규정하며 반격에 나선 모양새다.

지난 전당대회 당시 초선 의원 53명이 연판장을 돌려 나경원 후보를 낙마시킨 ‘연판장 사태’에 빗댄 것이다.

한 후보는 “여론이 나쁘다고 놀라서 연판장을 취소하지 말고 지난번처럼 그냥 하기 바란다”며 “국민과 당원 동지들께서 똑똑히 보게 하자. 당원 동지, 국민들과 함께 변화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일부 국민의힘 원외 당협위원장들은 전날부터 다른 원외 인사들에게 한 후보의 사퇴 동의 여부를 묻는 전화를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혁 경기 고양병 당협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모 후보와 가까운 분들로부터 전화를 받았는데, ‘한동훈 사퇴하라’는 기자회견을 할 건데 ‘할 거냐 안 할 거냐’라는 노골적인 협박성 발언을 들었다고 한다”며 “더 기막힌 건 선관위원과 이번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한 분도 이런 불법 전화를 돌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당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당내 화합을 저해하는 행위”라며 제재 방침을 밝혔다.

이번 사태에 연루됐던 선관위 소속의 한 원외 당협위원장은 선관위에 사의를 표명했는데, 선관위 차원에서 주의·경고를 주기로 했다.

국민의힘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 당규 제34조 3호는 ‘전당대회 후보자가 아닌 국회의원 및 당협위원장은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선관위는 앞서 원희룡 후보 측이 당원들을 대상으로 보낸 문자 메시지의 당헌·당규 위반 여부도 검토 중이다.

원희룡 후보 캠프는 지난 5일 당원들을 대상으로 “한 후보가 당 대표가 되면 당과 대통령의 관계는 회복 불능 상태가 되고 당은 사분오열될 것”이라는 내용이 담긴 문자를 발송했다.

한동훈 후보 캠프는 해당 문자가 ‘후보자 공정경쟁 의무를 위반했다’며 당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한 상태다.
김선욱 기자 seonwook.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