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휴일 ‘싸이’ 광주공연에 지역상권 ‘기대감’
내일·모레 월드컵경기장 콘서트
하루 2만여명 관람객 운집 예상
풍암·금호동 일대 숙박 예약 끝나
주점 '반짝 특수' 노려 영업 연장
행사장 교통혼잡 우려 목소리도
2024년 07월 04일(목) 18:24
가수 싸이의 광주공연이 2019년 이후 5년만에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6일과 7일 싸이의 광주공연을 앞두고 광주월드컵경기장과 시내 곳곳에는 공연 배너광고가 나붙어 있다. 김양배 기자
가수 싸이의 광주공연이 2019년 이후 5년만에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6일과 7일 싸이의 광주공연을 앞두고 광주월드컵경기장 입구에 세워진 포토존. 김양배 기자
광주에서 열리는 유명 가수의 대규모 공연을 앞두고 지역 상권이 오랜만에 활기를 띠고 있다.

행사장 주변 숙박시설은 공연 전부터 이미 예약이 완료됐고, 음식점과 주점 등도 행사 당일 영업시간을 연장하는 등 ‘반짝 특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전국 순회 대형 콘서트인 ‘싸이 흠뻑쇼’가 6일과 7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이 공연에는 하루 2만여명에 달하는 관람객이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가수 싸이의 광주공연은 2019년 이후 5년만이다.

싸이의 광주공연에 수만여명의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행사장 인근 숙박업소의 예약이 이미 끝나는 등 지역 상권이 들썩이고 있다.

실제 4일 A사 숙박 어플로 예약 내역을 살펴본 결과, 공연이 열리는 6일 1박 기준으로 광주월드컵경기장 인근인 서구 풍암동 일대 숙박업소 예약이 모두 완료됐다. 공연 탓인지 다른 주말(7월 13일~14일 1박 기준)에 비해 객실 단가가 평균 3만원 정도 높아진 곳이 많았지만 10만원대 이하로 비교적 낮은 가격대를 보였다.

풍암동은 광주월드컵경기장이 위치한 동네로, 숙박업소는 도보로 약 20분(1.4㎞)이 소요되는 비교적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다.

풍암동 한 숙박업소 관계자는 “원래 여름철 예약률이 높은 편이긴 하지만 이번 주말 객실이 전부 마감된 건 싸이 콘서트의 영향이 크다고 본다. 콘서트 사전 티켓팅이 시작됐을 때부터 예약을 한 손님도 있었다”며 “월드컵경기장과 염주체육관이 가깝다 보니 콘서트나 체육 경기의 영향을 받아 객실 예약이 빨리 진행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싸이 흠뻑쇼’와 같이 인기 콘서트가 열리면 예약이 빨리 마감돼 ‘반짝 특수’를 위해 객실 단가를 조금씩 올리는 곳도 많다”고 말했다.

이날 서구 금호동의 숙박업소 예약도 절반 가까이 마감됐다. 금호동 역시 월드컵경기장에서 2㎞, 도보로 약 30분이 걸리는 곳으로 풍암동과 마찬가지로 콘서트 종료 후 이동하기에 편리하다. 6일 기준 평균 12만원이 넘는 높은 가격이 책정돼 있어 비교적 낮은 단가의 숙박업소 위주로 예약이 마감돼 있었지만, 콘서트가 임박하면 나머지 숙박업소도 예약이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금호동의 한 숙박업소 관계자 역시 “싸이 콘서트 영향으로 객실이 빠르게 마감됐다”고 말했다.

반면 행사장에서 거리가 다소 떨어진 호텔의 경우 예약률은 기대치를 밑돌았다

광주 한 호텔 관계자는 “월드컵경기장과 호텔의 거리가 그리 멀지 않아 만실을 기대했으나 콘서트 관람객이 대부분 광주 지역민인 영향인지 기존 주말과 예약률에 큰 차이는 없다”며 “‘임영웅 콘서트’의 경우 488개 객실이 만실이었는데, 그때는 타 지역에서 무리를 지어오는 엄마부대 팬들이 많았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큰 행사가 있을 경우 예약 추이를 보고 기존 가격에서 2만~3만원 정도 객실 단가를 올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음식점과 주점도 매출 증가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풍암지구에서 프랜차이즈 주점을 운영 중인 이현진(27)씨는 “지난 2019년에 싸이 흠뻑쇼가 열렸을 때도 평소보다 훨씬 많은 손님이 찾았다”며 “손님이 없을 때는 보통 오전 3시에 마감하는데 이번 주말에는 해가 뜨기 전에 문을 닫을 일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염주동 먹자골목에서 식당을 운영 중인 임권욱(28)씨는 “아마 공연 전후로 관람객이 많이 몰릴 것”이라며 “저녁에 시작해 밤늦게 끝나는 공연 특성상 늦은 시간까지 운영하는 주점에 사람들이 많이 찾을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염주동의 전통주점 업주 김상훈(28)씨는 “젊은 관객이 대다수일 거 같아 새벽 시간까지 운영하는 업소가 많은 풍암·금호·상무지구가 많이 붐빌 것”이라며 “특히 숙박업소가 가장 많이 몰려 있는 상무지구가 큰 수혜를 보지 않겠냐”고 내다봤다.

대규모 인파가 몰리는 공연 탓에 교통혼잡에 따른 불편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택시기사 A씨는 “큰 공연이 열리면 현장이 너무 혼잡해 택시기사들이 호출이 와도 경기장 주변으로 가지 않는 경우도 잦다”며 “공연을 관람하지 않는 시민들은 해당 시간엔 인파가 몰리는 인접 지역으로의 차량 통행을 되도록 피할 수 있게 미리 잘 홍보하고, 교통 통제도 철저히 해 최대한 교통 대란이 발생하지 않게 조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행정당국과 경찰은 ‘싸이 흠뻑쇼’ 관련 안전 대책 마련에 나섰다.

광주 서구는 지난 1일 유관기관과의 회의를 통해 공연장 안전계획을 수립했으며 5일에는 현장에 방문해 무대 설치, 이동 동선 파악 등 사전 안전점검에 나설 방침이다. 공연 당일에는 경찰서, 소방서와 협조해 공연장 내·외부 교통 통제와 안전 관리를 추진한다.

경찰도 기동대 등을 공연장 곳곳에 배치하고, 주변에 긴급 차량이 오갈 수 있는 통행로를 확보할 예정이다.
나다운·박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