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인류의 오랜 질문에 치열하게 싸워온 시대의 철학자들
알아두면 쓸모 있는 철학 상식 사전
마이클 무어 | 크레타 | 1만7800원
2024년 07월 04일(목) 15:33
알아두면 쓸모 있는 철학 상식 사전.
이 책에는 아득히 먼 고대 그리스부터 현대까지의 수많은 철학자가 등장한다. 고대 그리스의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는 물론 데카르트와 홉스, 롤스와 니체를 거쳐 마르크스, 그리고 현대의 토머스 네이글과 데이비드 차머스까지…. 인식론에서 실존주의에 이르는 인류의 오랜 질문과 치열하게 싸워온 철학자들의 문제의식과 탐구의 역사를 살펴본다.

이 책은 고대 그리스부터 현대에 이르는 철학 개념 중 대표적인 50가지를 선별하여 소개한다. 50가지의 개념과 함께 여기에 등장하는 철학자들 역시 서양철학사를 대표하는 탁월한 선구자들이다. 플라톤이나 아리스토텔레스, 소크라테스 등 고대 그리스의 유명 철학자들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칸트와 흄, 로크의 사상이나 비트겐슈타인의 이론은 어떤가?

익숙할 만큼 누차 들어온 이름이지만, 몇몇 떠오르는 짤막한 경구들을 제외하면 그들이 어떤 철학적 개념을 내세우고 펼쳤는지 자세히 알고 있는 이는 의외로 드물 것이다. 한편 중세와 근대를 거쳐 과학철학, 언어철학, 심리철학 등 그 테두리마저 세분화되는 현대철학이 다루는 문제들에 대해 우리는 어디까지 접해봤을까?

책은 전체적으로 초반부에서는 고대 철학을 다루고, 후반부에는 근세에서 현대까지의 철학을 다루는 연대기적 구성을 따른다. 다만 중반부에서는 선과 악, 신의 존재 등 더 광범위한 개념들을 다루었다. 50개의 챕터 안에서 우리는 아리스토텔레스의 4원인론, 키르케고르의 인생의 3단계, 뉴컴의 역설, 게티어 문제 등 철학사의 다양한 이론과 난제들도 만날 수 있다. 하나의 철학 사조에 손을 들어주거나 그 장단점을 판단한다기보다는 다양한 사상이 나타난 맥락과 목적, 고유한 시각과 그로 인한 논쟁 및 한계들까지도 훑어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많은 철학 사상이 서로 연결되거나 상대의 개념을 반박하는 등 다른 개념들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것도 깨닫게 될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범주론은 플라톤의 이데아론에 대한 철학적 대답이며, 데카르트의 코기토 명제는 ‘회의주의 훑어보기’ 챕터에 나오는 피론주의자들의 공격에 대한 답변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철학사는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다양한 사상과 개념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 몇 개의 챕터에서 앞서 등장했던 철학자들이 다시 등장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책은 여전히 철학이 멀고 어렵게 느껴지는 입문자와 일반 독자들에게 기초적인 지식과 교양을 전달해 주는 교과서와 같은 기본서가 될 수 있다. 또 여러 가지 철학 사상과 특정한 철학 사조, 또는 철학적 질문들에 대해 더 알아보고자 하는 이들이라면 이 책을 징검다리 삼아 각 철학자의 논의에 대해 정리하고 특히 관심 분야에 대해 더 깊이 공부하는 계기가 될 수 있으리라 믿는다.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