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이건철>유니크베뉴를 활용해 마이스 허브로 도약하는 것이 전남관광의 핵심
이건철 전 전남관광재단 대표이사
2024년 07월 03일(수) 18:29
이건철 전 대표이사
컨벤션이란 사람들이 특정한 활동을 하거나 협의를 위해 한 장소에 모여서 의견과 정보를 교류할 수 있는 활동을 의미하며, 전시회를 포함하는 포괄적인 의미로 쓰인다. 그리고 이러한 컨벤션은 시작부터 여행ㆍ호텔ㆍ운송ㆍ항공ㆍ유통ㆍ식음류업 등 여러 산업과 연계성이 높기 때문에 회의 개최지역의 경제발전이 기대되는 미래형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평가돼 1970년대부터 싱가폴을 중심으로 국제회의나 전시회를 유치하는 컨벤션산업(회의산업)으로 발전해 왔다.

특히 세계 주요 국가가 성장동력산업으로 설정한 관광산업에서도 컨벤션은 가장 핵심적이고 중요한 분야로 자리잡고 있다. 다음의 3가지 장점 때문이다. 관광객의 규모가 크고, 관광에서 꽃이라 할 수 있는 장기간 체류형 관광이 되기 쉽고, 회의를 위해 내방한 관광객은 주로 전문직종에 종사하는 고소득자가 많아 1인당 평균소비액이 일반관광객의 3배를 상회하는 장점이 그것이다. 요컨대 대규모 고소득 관광객의 장기간 체류를 통해 부가가치 규모가 큰 관광으로 연결시킬 수 있다는 점이 컨벤션의 가장 부각되는 장점이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컨벤션에 비교적 일찍 경쟁적으로 컨벤션시설을 확충하기 시작했다. 1979년 서울코엑스컨벤션센터를 필두로 부산(2001), 경북(2001), 제주(2003), 고양(2005), 창원(2005), 광주(2005) 대전(2008), 인천(2008), 새만금(2014), 경주(2015), 수원(2019), 울산(2021) 등지에 13개의 컨벤션시설이 입지해 있고, 서울(SETEC), 서울무역전시장, 대구(GUMICO), aT센터, 대전무역전시관 등 전문전시시설이 갖춰져 있다.

그러나 컨벤션시설 또한 서울과 부산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이 문제다. 컨벤션센터는 물론이고, 전문전시시설과 호텔 관련시설 등이 전남과 강원도에는 전무하다시피한 실정이다. 코로나가 발생하기 전인 2017년 국제회의 건수가 최다인 싱가폴(877회) 다음으로 서울(688회), 부산(212회), 제주(139회)가 각각 3위, 8위, 15위를 기록하고 있다. 전남과 강원도는 개최실적이 전무하다는 점이 컨벤션의 특정지역 집중도를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컨벤션에서 소외된 전남도와 강원도가 관광의 고부가가치화를 지상과제로 설정해 추진하고 있는 바, 이를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컨벤션시설 확충을 통한 회의산업 육성을 최우선적으로 추진할 것을 강력히 주문하고 싶다.

그렇다고 대도시처럼 대규모 컨벤션시설부터 추진할 것이 아니라 지역에 맞는 컨벤션의 유형과 철저한 수요 등을 감안하여 추진해야 할 것이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단체 관광객보다는 개별 가족단위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관광객 규모가 축소되어 국내외 회의 때문에 찾는 관광객의 규모가 감소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대규모 컨벤션센터나 전문전시시설부터 갖춰놓고, 초창기 수요 부족으로 인한 적자로 운영비를 감당못해 존폐 여부까지 논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사전에 컨벤션의 추세와 철저한 수요 등을 정확히 예측해야 할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이러한 추세를 반영하면서 회의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는 중규모 컨벤션시설인 ‘유니크 베뉴’가 등장해 각광을 받고 있다. 유니크 베뉴란 독특한(Unique) + 장소(Venue)의 합성어로 회의나 행사 개최 도시의 고유한 컨셉이나 그 곳에만 느낄 수 있는 독특한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장소를 의미한다. 나아가 ‘코리아 유니크베뉴(Korea Unique Venue)’는 컨벤션, 호텔 등 전문 회의시설이 아닌 대한민국을 대표할 지역 고유의 특색과 매력을 지닌 회의를 위한 시설·장소로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마이스산업 활성화를 위해 2018년 선정한 37개소와 지난 해 선정한 15개소를 합쳐 ‘코리아 유니크베뉴 52선’을 운영하고 있다.

전남에서는 ‘여수 예울마루’가 유일하게 코리아 유니크베뉴에 선정돼 기대가 크다. 예울마루는 문화예술의 너울이 가득 넘치고 전통가옥 마루처럼 편안함이 깃든 곳이라는 의미로 이색적 매력과 함께 회의ㆍ전시 기반시설을 갖춰 전남을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할 유니크베뉴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더욱이 예울마루는 전남관광재단이 한국관광공사가 주관한 지역 MICE시설 지원사업에 응모하여 미팅테크놀로지 시설을 획득해 설치함으로써 4계절 낮과 밤 볼거리가 가득한 스마트 마이스시설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된다.

전남도는 이를 계기로 도내 전역에 걸친 ‘2023 전라남도 유니크베뉴 20선’을 발굴하고, 인증 현판 배부, 마이스 박람회 등 공동 홍보마케팅 활동 지원과 홍보책자 제작, 마이스산업 활성화에 매진하고 있다. 컨벤션사업에서 후발인 전남도가 22개 시ㆍ군과 손잡고 유니크베뉴를 활용해 국내외 마이스허브이자 고부가가치 관광지로 도약하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