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만 새출발’ 한다혜 “페퍼스 일원으로 시상식 가야죠”
지난 4월 페퍼저축은행과 FA 계약
구단 4호… 3년 총액 8억7000만원
베테랑 리베로… 국가대표로도 활약
장소연 “수비력 강화에 최고의 선택”
2024년 07월 03일(수) 17:01
페퍼저축은행 AI 페퍼스 리베로 한다혜(가운데)가 최근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팀 훈련에서 신으뜸 코치의 지도를 받고 있다. 한규빈 기자
장소연 감독 체제로 체질 개선에 한창인 페퍼저축은행 AI 페퍼스가 이번 달부터 국내파 완전체로 훈련에 돌입했다. FA 영입 직후 국가대표팀에 소집되며 합류 하루 만에 팀을 떠나야 했던 리베로 한다혜(29) 역시 새 팀에 본격적으로 적응을 시작했다.

한다혜는 2013-2014시즌을 앞두고 드래프트 3라운드 5순위로 GS칼텍스 유니폼을 입은 뒤 줄곧 한 팀에서만 뛰어왔다. 원클럽맨으로 자리 잡은 시간만 11시즌이었다. 그런 그가 지난 4월 FA를 통해 새로운 도전을 선언하며 이제는 페퍼스의 수비를 책임지게 됐다.

한다혜는 최근 광주 페퍼스타디움(염주종합체육관)에서 전남일보와 단독 인터뷰를 갖고 “처음 이적을 경험하다 보니 신입생으로 돌아간 느낌이었다”며 “설렘도 있고 걱정도 있었는데 이제는 페퍼저축은행의 일원이라는 것이 실감이 난다”고 이적 소감을 밝혔다.

페퍼저축은행은 네 번째 외부 수혈로 택한 한다혜에게 3년간 연봉 및 옵션 총액 8억7000만원의 조건을 안겼다. 장소연 감독은 한다혜를 영입하기 위해 직접 서울까지 올라가 영입전을 펼치기도 했다.

한다혜는 “페퍼저축은행이 저를 많이 원하는 느낌이었다. 그 부분에서 마음이 갔다”며 “정성우 부단장도 전화를 주시고 장소연 감독님도 꼭 한 번 만나고 싶다고 하셨다. 집 근처에서 만나서 얘기를 나눴는데 도전에 대해 말해주셨다”고 회상했다.

이번 이적은 초보 사령탑인 장소연 감독에게도 원클럽맨이었던 한다혜에게도 새로운 도전이 됐다. 장소연 감독은 한다혜의 영입을 두고 ‘수비를 보강해 전력을 강화할 수 있는 최고의 선택’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한다혜는 “장소연 감독님께서 선수 시절 도전했던 이야기를 해주시면서 저도 첫 이적을 선택하는 것이 도전일 것 같다고 말씀하셨다”며 “한 팀에만 있으면 현실에 안주할 수도 있으니까 한 번쯤 이적으로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페퍼저축은행 AI 페퍼스 리베로 한다혜(왼쪽)가 최근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팀 훈련에서 아웃사이드 히터 채선아와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한규빈 기자
한다혜는 페퍼저축은행에 합류 직후 국가대표팀에 합류하기도 했다. 김연견(현대건설)과 문정원(한국도로공사)까지 리베로가 줄부상을 입으면서 한다혜와 김채원(IBK기업은행)이 2024 FIVB 여자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 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그는 “페퍼저축은행에 합류하고 첫 운동을 하고 난 뒤에 (강)소휘랑 (김)채원이한테 전화로 소식을 듣고 알았다”며 “훈련할 때 일부러 (박)정아 언니나 (박)사랑이랑 연습을 같이 하면서 미리 맞춰보자는 얘기도 했다. 시간이 워낙 짧았다 보니까 아직은 잘 안 맞는데 앞으로 잘 맞춰보겠다”고 언급했다.

한다혜가 주전 리베로로 활약한 국가대표팀은 태국에 세트 스코어 3-1 승리를 거두며 VNL 30연패에서 탈출하는 기쁨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2승 10패(승점 6)로 15위지만 탈꼴찌라는 성과를 거뒀다.

그는 “2021년 이후로 첫 승이 나왔는데 제가 함께했다는 것 자체가 너무 좋은 시간이었지만 더 잘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졌다”며 “팀에 복귀한지 얼마 안 됐지만 최선을 다해 훈련하고 있다. 선수들과 소통에도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다혜가 페퍼저축은행에서 새로운 배구 인생을 설계하며 세운 목표는 ‘탈꼴찌’와 ‘시상식’이다. 팀은 세 시즌 연속 최하위에서 벗어나 더 높은 순위로 올라가고, 개인적으로는 베스트 7을 한 번 수상해 보겠다는 다짐이다.

그는 “팀 분위기가 정말 좋다. 훈련장 내외에서 모두 좋은데 시즌까지 끌고 가야 한다”며 “팀의 순위를 한 번 바꿔보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베스트 7을 한 번 받아보고 싶은데 기복을 줄여서 시즌 초반부터 막판까지 꾸준한 활약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