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분열 가속화…의대생 "임현택 막말·무례함 실추"
의대협, 올특위 불참·불쾌감 드러내
정부, 전공의 블랙리스트 엄정 대응
4일 환자단체 휴진 철회 총궐기대회
2024년 07월 02일(화) 11:16
보건복지부 박민수(왼쪽) 2차관과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장이 지난달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차 보건복지위원회 의료계 비상상황 관련 청문회에 각각 증인과 참고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의대생 단체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을 향해 의료계 전체 이미지를 실추시켰다고 직격하는 등 의료계 내부에서도 의협과 범의료계 협의체에 대한 공감대가 힘을 잃어가고 있다.

2일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는 자료를 내고 “학생을 포함한 의료계의 순수한 목소리에까지 오명을 씌운 임 회장을 규탄한다”며 “의협 회장이라는 무거운 자리에 있음에도 ‘표현의 자유’라며 부적절한 공적 발화를 일삼고, 당선 후의 행보가 과연 의료계의 입장을 강력히 대변하겠다는 의협 회장의 행동으로 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지난달 2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임 회장이 행태를 거론하며 “본인의 발언들에 대해서도 수습하지 못하는 무능한 모습을 보였다”고 표현했다.

앞서 당시 청문회에서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임 회장이 자행한 자신에 대한 막말과 온라인상에 남긴 공격적인 언사들을 언급, 임 회장은 “국민이 가진 헌법상의 표현의 자유 영역에 들어간다고 생각한다”고 답한 바 있다.

의협이 수면 내시경 받으러 온 여성 환자를 전신 마취하고 수차례 성폭행했던 의사에게 회원자격 정지 2년 징계를 내린 것에 대한 강 의원에 비판에 임 회장이 “미친 여자” 등의 막말을 쏟아낸 것에 대해서는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와 같은 임 회장의 발언에 의대생들은 “연이은 막말과 같은 개인의 무례 때문에 의료계 전체의 이미지를 실추시켰다”고 지적하는 것이다.

의대협은 의협 주도로 의대 교수, 시도의사회장, 대한의사협회 임원 등으로 꾸려진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에 대해서도 불참 의사를 명확히 드러내는 동시에 불쾌감을 전했다.

의대협은 “의협은 올특위 구성 과정부터 학생들은 철저히 배제된 협의체를 만들고 한 자리만을 내주는 등 학생들의 의사와 지위를 입맛대로 재단했다”며 “올특위를 비롯한 임 회장의 독단적 행보를 수용할 일은 앞으로도 없을 것이고 학생들은 외부에 휘둘리지 않고 주체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일부 병원의 휴진과 휴진 예고에 대해 유감을 표하고 전공의 복귀를 방해하는 행위에 대해 엄정 대응을 예고했다. 조 장관은 “최근 의사 커뮤니티에 복귀한 전공의 명단이 블랙리스트로 만들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개인의 자율적 의사결정을 방해하고 집단행동을 강요하는 것으로 매우 우려스런 현상”이라며 “정부는 해당 사안에 대해 즉각 경찰에 수사의뢰한 바, 앞으로도 이와 같은 불법행위를 절대 용납치 않고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오는 4일 환자단체는 의사 집단휴진 철회 및 재발방지법 제정 촉구 총궐기대회를 연다.
곽지혜 기자 jihye.kwa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