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석대>반갑지 않은 장마
박성원 편집국장
2024년 06월 30일(일) 16:18
박성원 국장
지난해 7월18일 충북 청주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가 순식간에 불어난 물에 잠겨 14명이 목숨을 잃은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는 인근 미호교 확장공사 현장에서 임시 제방이 무너져 물이 쏟아져 내려온 것이 원인으로 밝혀졌다.

지난 주말부터 장마전선이 북상하면서 한반도 전역이 장마 영향권에 접어들었다. 기후위기로 인한 집중호우 등 이상기후 현상은 지난해보다 더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장마 시작과 함께 또 다시 ‘오송지하차도’ 참사 등 대형 사고가 반복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폭우, 폭염, 가뭄 등 기상이변이 늘면서 자연재해의 규모와 피해 양상도 달라지고 있지만, 정부와 지자체의 대비책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생각이다. 행정당국의 노력과 함께 비상상황에 대비한 개인의 철저한 대비로 본인과 가족의 생명을 보호해야 한다.

장마철 가장 큰 위험요인은 집중호우로 인한 침수 피해다. 지난 2022년 서울에서 침수되는 반지하 주택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사망자가 발생한 후진국적인 사고가 되풀이돼선 안 된다. 반지하 주택을 비롯해 지하차도, 하천변 등 인명 피해 발생이 우려되는 지역을 점검하고, 방재시설 정비와 정상 작동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국지성 집중호우가 잦아지면서 산사태 대비도 중요해졌다. 전남도는 지난 2월부터 산사태 취약지역 2281개소를 포함한 산사태 피해 우려지 3827곳을 점검했다. 도는 10월15일까지 산사태 상황실을 설치해 취약지역 사전예찰, 집중호우·태풍 발생 시 상황 전파에 주력하기로 했다. 산사태 우려지역 주민들도 선제적인 대피를 위해 비상연락망을 정비하고, 신속한 대피 경로를 확보해야 한다.

차량 운전자의 경우 비 오는 날 감속 운행과 안전거리 확보에 신경 써야 한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이 빗길 교통사고를 분석한 결과 지난 5년간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빗길 교통사고 치사율은 100건당 7.9명으로 일반도로(1.9명)보다 4배 이상 높았다. 노면이 젖어 있거나 폭우 시 제한 속도의 20~50%까지 감속하고 앞차와의 안전거리를 평소보다 충분히 확보해 돌발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반갑지 않은 장마가 찾아왔다. 장마철에는 항상 주변 상황을 꼼꼼히 살피고, 안전을 최우선으로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민과 정부의 철저한 대비로 올 장마가 부디 큰 피해없이 지나가길 소망한다.
박성원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