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술 20세기 톺아본 ‘한국미술명작’
광주시립미술관 여름특별전
주요 미술관·갤러리 컬렉션 대여
근현대 대표 30여명 대규모 기획
‘상상의 공동체를…’ 등 4개 섹션
박고석 ‘설악 울산바위’ 최초공개
2024년 06월 30일(일) 16:09
배운성 작 가족도. 광주시립미술관 제공
한국 근현대 미술사를 대표하는 명작 미술을 총망라해 톱아본다. 광주시립미술관은 국내의 주요 공립미술관·문화재단과 개인컬렉터들의 소장품을 대여해 선보이는 여름특별전 ‘한국미술명작’을 8월 15일까지 제3~6 전시실에서 연다. 근현대 한국 미술의 20세기를 아우르는 대규모 기획전으로 구본웅, 권옥연, 권진규, 김기창, 김은호, 김환기, 문신, 문학진, 박고석, 박노수, 박래현, 박생광, 박수근, 배운성, 변관식, 신학철, 양수아, 오윤, 오지호, 유영국, 이대원, 이상범, 이성자, 이우환, 이응노, 이인성, 이중섭, 임직순, 장욱진, 전혁림, 천경자, 최욱경, 하인두, 한묵, 허백련 등 유명 작가의 주요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이중섭 작 해초와 아이들. 광주시립미술관 제공
전시구성은 4개의 주제로 이뤄진다. 제3전시실에서는 ‘상상의 공동체를 넘어’라는 주제로, 김기창, 박고석, 박래현, 이성자, 이우환, 이중섭, 장욱진, 하인두, 한묵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존재에 대한 독특한 세계관을 구축했던 이우환의 대표작 ‘점으로부터’, ‘선으로부터’, ‘바람과 함께’를 동시에 감상할 수 있고, 구상작품 ‘군마도’와 추상작품 ‘문자추상’을 통해 구상과 추상의 경계를 탐색했던 김기창의 작품세계를 들여다 볼 수 있다. 이중섭과 장욱진의 대표작들 또한 만날 수 있다.

제4전시실에서는 ‘우아와 아름다움의 세계’라는 주제로, 아름다움과 미술, 시각적 이미지와 예술과의 관계 등에 대해 다양한 질문을 던지는 그림을 만날 수 있다. “회화는 생명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영원화한 것”이라고 정의한 오지호의 작품들과 1930년대 시인 이상의 절친이면서 당시로는 급진적인 형식의 작품들로 파격을 선보였던 구본웅의 작품들을 확인할 수 있다.

제5전시실에서는 ‘이성과 합리, 이상향’이라는 주제로, 글로벌하게 재편되는 정신의 역사에 민감하게 반응한 작가들을 살핀다. 이성주의, 합리주의는 21세기인 오늘날에도 삶의 지배원리로 작동하고 있는데, 이 섹션의 작가들은 예민한 감각으로 합리적 사고방식을 체화했다. 김환기의 1950년대 반구상의 작품부터 그를 세계적인 작가로 만들어 준 ‘점화’ 시리즈까지 감상할 수 있다. 그리고 서구의 기하학적 추상을 한국적인 정서를 담아내는 독특한 그만의 방식으로 풀어낸 유영국의 작품들도 만나볼 수 있다.

제6전시실에서는 ‘정체성과 삶’이라는 주제로, 자심의 신념과 공동체의 가치 형성을 작품 세계를 투영했던 작가들을 살핀다. 오윤의 ‘팔엽일화’는 전달하려는 메시지를 인물의 간결한 동작들로만 표현해 조형성의 극한을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다. 배운성의 ‘가족도’는 서양의 기법과 형식을 빌려와 조선의 마음을 담아낸 수작이라 평가받는 작품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박고석의 ‘설악 울산바위’를 최초로 만나볼 수 있다. 그는 산이 가지고 있는 생명력을 캔버스에 강렬한 색과 함께 표현한 것으로 유명하다. ‘설악 울산바위’는 1994년 제작한 유화 작품으로, 노란색의 대비와 함께 원경의 울산바위에서 보이는 강렬한 붓터치가 특징이다. 이 작품은 그동안 건축가 김수근이 설계한 서울 명륜동의 ‘고석 공간’에 유족들이 보존하고 있었는데, 이번 광주시립미술관의 ‘한국미술명작’전을 맞아 최초 공개된 것이다.

이번 전시는 널리 알려진 작가와 작품이 중심이 된 전시다. 여러 공립미술관의 ‘이건희 컬렉션’으로 공개돼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던 작품을 20여점 이상 선보이고 가나문화재단에서 소장하고 있는 근·현대 대표작가의 작품들도 전시작품 목록에 포함시켰다.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