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교사 단체, 이정선 시교육감 부정평가 '71%'
교사노조 설문서 청렴도 등 부정적
"홍보·선심성 사업에 치중" 비판
전교조 "시설·비품 구입에 집중"
시교육청 "전체 교사 의견 아냐"
2024년 06월 30일(일) 13:10
광주 교사 단체들이 취임 2주년을 맞은 이정선 광주시교육감의 청렴도 및 정책 등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30일 광주교사노동조합(교사노조)는 조합원을 대상으로 지난 24일부터 27일까지 관련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전체 응답자 620명 중 71%가 이 교육감의 직무수행에 대해 ‘잘 못하는 편’ 또는 ‘매우 잘못했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매우 잘했다’ 또는 ‘잘한 편이다’ 등의 긍정 평가는 4.9%에 그쳤다.

청렴도에 대해서도 긍정평가가 3.4%로 나타났다. 교사노조는 “감사관 채용비리와 시설공사 관련 잡음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중·고등학생들에게 노트북을 지급하는 ‘정보화기기 보급 정책’에 대해 묻는 질문에서는 해당 정책을 ‘전면 중단’해야 한다는 응답이 60.6%로 가장 높았다. ‘받지를 원하지 않는 학생에게는 지급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응답이 31.6%로 뒤를 이었다.

이 교육감에 바라는 점을 자유롭게 적는 서술형 문답에서는 ‘교육 본질 없이 홍보와 선심만 남았다’, ‘선거용 선심성 사업에 치중하고 있다’는 등의 의견이 나왔다.

교사노조는 “이번 평가에서 드러난 노트북 컴퓨터 지급 예산 낭비 문제 등 일부 사안을 국회 국정감사에서 들여다볼 수 있도록 국회와 의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광주지부(전교조)도 시민 1000명과 교사 500명을 대상으로 광주 교육을 평가하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시교육청이 교육 청잭보다는 시설이나 비품 구입에 치중하고 있다는 응답이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현 교육감 취임 이후, 교육청은 어떤 영역에 가장 많은 힘을 기울인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시민들은 △인성교육 14.5% △학교시설공사 및 비품구입 13.1% △민주시민교육 11.3% △학생복지 8.7% 등 순으로 지목했다. 다만 이들 중 ‘학부모’로 응답한 이들을 분류해 살펴보면 학교시설공사 및 비품구입(17.6%)이 1순위로 꼽혔다. 교사들은 △학교시설공사 및 비품구입 45.5% △인성교육 24.6% △학력신장 17.8% 순이었다.

전교조는 “시교육청이 실제로 365스터디룸 공사나 스마트·태블릿 보급사업 등에 많은 예산을 편성, 투자를 하고 있다는 점과 부합한다”며 “문제는 이런 예산의 편성·집행이 교육 현장과 어떤 소통의 과정을 거쳤는지, 학교 교육 활동에 어떤 효용성과 의미를 주고 있는지 성찰이 없다는 점”이라고 비판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이번 교사노조의 여론조사 결과는 전체 교사들의 의견을 대변한다고 보기 어렵다. 또 시교육청 직원들의 노력을 폄하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시교육청은 교사 및 학부모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더욱 투명하고 공정한 행정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주비 기자 jubi.ka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