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연패’ 광주FC, 분위기 반전 ‘충격 요법’ 통할까
30일 제주와 K리그1 20라운드
안방에서 2주간 강행군 마무리
최근 8위 추락… 순위 반등 절실
이정효 “팀도 나도 거품이었다”
2024년 06월 27일(목) 17:37
광주FC가 오는 30일 오후 7시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제주유나이티드와 하나은행 K리그1 2024 20라운드 홈경기를 치른다. 광주FC 엄지성(오른쪽)과 문민서가 지난 25일 경기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수원FC와 19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협력 수비를 펼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원정에서 많은 팬들의 응원이 과분할 정도였다. 팬들 앞에서 할 말이 없을 만큼 의미 없는 축구를 했다.”

올 시즌 19라운드까지 12개 구단 중 최다인 11패를 기록한 광주FC의 이정효 감독이 충격 요법을 꺼내들었다. 선수단을 향해 이례적으로 강한 질책을 가했는데, 이 충격 요법이 제주유나이티드를 상대로 연패 탈출의 밑거름이 될지 주목된다.

광주는 오는 30일 오후 7시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제주와 하나은행 K리그1 2024 20라운드 홈경기를 치른다. 주말과 주중으로 이어지는 보름간 다섯 경기의 강행군을 마무리하는 이정효호다.

광주는 최근 흐름이 좋지 못하다. 6월 들어 리그와 코리아컵에서 FC서울(2-1 승)과 김천상무FC(2-0 승), 부천FC1995(3-2 승)를 연파하며 3연승을 달렸지만 이 직후 대전하나시티즌(1-2 패)과 수원FC(0-1 패)에 일격을 당하며 다시 연패에 빠졌다.

2연패를 당하면서 순위 역시 다시 강등 위험을 안아야 하는 파이널B권(7~12위)으로 떨어졌다. 파이널A권(1~6위) 마지노선인 6위에서 서울과 제주에게 추월당하며 8위로 내려앉은 상황이다.

연승의 흐름이 연패로 바뀌자 이정효 감독은 충격 요법을 꺼내들었다. 이 감독은 지난 라운드 수원 원정 직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그냥 경기를 하고 그냥 축구를 했다. 의미 없는 축구를 했다”며 “우리가 올해 몇 위를 할지 예상된다. 나도 선수들도 거품이 많이 끼어있었던 것 같다”고 총평을 남겼다.

이어 “지난해 3위가 기적이었다는 것을 구단도 선수들도 알아야 할 것 같다. 운이 좋아서 기적이 일어났던 것 같다”며 “올해는 기적이 일어나서 강등만 피했으면 좋겠다. 선수들이 현실에 안주할 수밖에 없고, 팀에 대한 애착도 조금씩 사라지고 있는데 정말 위기인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단히 이례적인 인터뷰였다. 이 감독은 경기에서 패배한 뒤 항상 선수단이 아닌 자신이나 외부를 향해 화살을 돌렸다. 선수들의 실수가 부각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자신이 비판의 중심에 서도록 유도하는 지도자였지만 이번만큼은 따끔한 회초리를 들었다.

회초리를 맞은 선수단은 절실함과 간절함으로 경기장에서 증명해야 한다. ‘승리하겠다’, ‘연패에서 탈출하겠다’라는 말보다는 한 팀으로 뭉쳐 승점이라는 결과물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상대인 제주는 7위로 8위인 광주와 순위표에 나란히 붙어 있다. 직전 수원FC전에 이어 다시 한번 승점 6점짜리 경기가 펼쳐진다는 의미다. 패배한다면 격차가 벌어지는 것은 물론 최악의 경우 승강 플레이오프권인 10위까지 추락할 수 있다.

광주는 제주를 상대로 통산 전적 7승 6무 7패, 지난 시즌 전적 1승 1무 1패로 팽팽한 승부를 펼쳐왔다. 하지만 올해 첫 맞대결인 지난달 1일 10라운드 원정 경기에서는 3-1 승리를 거둔 기억이 있다.

특히 이 승리는 당시 6연패에 빠지며 한 달 넘게 분위기가 침체돼있던 광주에게 천금 같았다. 골맛이 간절했던 엄지성과 이희균도 득점포를 가동했고, 가브리엘 티그랑은 어시스트를 올리며 자신감을 충전한 경기였다.

부상을 털고 돌아온 안영규와 두현석의 존재도 큰 보탬이 될 전망이다. 광주는 올 시즌 19경기에서 29실점을 허용하고 있다. 특히 11패는 12개 팀 중 가장 많은 수치다. 타이트한 일정 속에 풀타임을 소화하고 있지는 못하지만 수비 안정화가 원활해질 수 있는 요소다.

또 타이트한 일정이지만 체력적으로도 우위에 있다. 광주는 직전 경기를 화요일에 치렀지만 제주는 수요일에 치렀다. 또 제주는 광주로 비행기를 타고 이동해야 하는 상황에서 광주는 하루를 더 쉬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더 많은 활동량을 가져가야 한다.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