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환경이야기·임낙평>반복되는 기후재난 피하기 위해서는
임낙평 광주환경운동연합 전 의장
2024년 05월 13일(월) 18:16 |
임낙평 광주환경운동연합 전 의장 |
누구나 이것이 기상이변 때문이라고 알고 있다. 지금 우리는 기후위기가 농작물 생산에 직접적인 타격을 가하는 현실을 목격하고 있다.
기후위기의 고통은 우리만의 현실이 아니다. 지금도 세계 각처에서 다양한 형태로 진행 중이다. 이웃 동남아시아 지역, 태국, 베트남, 필리핀, 인도 등 섭씨 40도를 넘나드는 기록적인 폭염이 계속되고 있다. 태국에서는 온열질환자가 속출하고 50여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태국, 필리핀 등 다수 국가들은 너무 더워 학교의 문을 닫기도 했다. 지난달 인도의 총선에서는 폭염 탓에 투표율이 아주 낮은 일까지 발생했다.
아프리카의 사정은 더욱 심각하다. 남아프리카의 짐바브웨 잠비아 모잠비크 등에 가뭄과 폭염이 극심하다. 짐바브웨를 비롯 몇 나라는 전시에나 발령하는 ‘국가재난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계속되는 가뭄에 식량생산과 안전한 식수 확보도 기대할 수 없고, 하천의 고갈로 수력발전 전력 수급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국제기구들은 올해 이곳에서 수천만 명이 기아에 내몰릴 것으로 예측한다. 이들 정부는 식량 및 재정지원 등 국제사회에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아메리카 대륙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지난 2월 역대급 강풍과 폭우가 미국의 캘리포니아를 강타했고, 3월 텍사스에서는 거대 산불은 서울 면적의 7배를 태웠다. 지난 2월 남아메리카 칠레의 산불은 120명이 넘는 인명과 거대한 재산피해를 안겼다.
과학자들은 기후위기와 엘니뇨(El-Nino)가 주된 요인이라고 한다.
세계기상기구(WMO)에 의하면 지난해 인류역사상 가장 무더운 해였다. 지난해부터 올해 4월까지 10개월 동안 연속적으로 기상관측 이래 가장 무더운 달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가장 무더운 해 기록이 갱신될 것이다. 지구온난화가 가속적으로 진행 중이라는 뜻이다. 대기 중 CO2 농도도 420PPM을 넘어서 상승 중이다. 지구의 평균온도도 산업혁명 이전보다 1.5℃를 넘었다. 세기말까지 1.5℃ 이내로 억제하자는 국제사회의 약속을 지금 어기도 있다.
남극과 북극의 빙하도 과학자들의 예측보다 빠른 속도로 녹아내리고 해수면과 해수 온도의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연초부터 시작된 세계 각지의 기상이변이 작년보다 악화될 수밖에 없는 조건이다. 극심한 가뭄과 폭염, 홍수와 태풍, 대형 산불 등 기상이변이 더 자주 발생할 우려가 있다. 우리나라 경우도 마찬가지로 지난해와 같은 기후재난이 어떤 형태로든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기상재난은 인명과 재산의 피해, 사회기반시설의 파괴, 농축 수산물의 피해, 정부의 재정 손실을 초래한다.
경제적으로 ‘기후 플레이션(Climate-flation, 기후와 인플레이션 합성어)’이 발생하여 물가가 인상되고 시민생활에 큰 고통을 가한다. 기후위기가 경제성장의 큰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반복되는 재난에 적극적 대비가 필요하다. 기후위기에 강한 농작물의 개발, 홍수나 태풍, 가뭄, 해수면 상승에 대비하기 위한 사회기반시설 강화, 폭염대비 도시 숲 조성 등 다양한 분야에 대응책이 있어야 한다.
이를 ‘기후 적응(Adaptation)’이란 하는데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다. 그러나 적응만으로는 문제의 해결이 어렵다. 근본적인 대응은 기후위기를 초래하는 원인을 제거하는 일이다.
온실가스 감축 즉 화석에너지의 남용을 극복해야 한다. 인류는 이미 ‘2030년 50%, 2050 탄소중립’을 약속한 바 있다. 대기 중 CO2 농도의 상승과 연평균 기온의 상승이 멈추고, 기후체계가 안정을 되찾도록 노력해야 한다. 기후환경위기에는 국경이 없다. 반복되는 기후재난을 피하려면 모든 나라가 약속을 실행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