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장동 먹자골목' 철거된다…35년 세월 ''역사 속으로'
불법·무허가 영업 따른 위생·안전 우려
영업점 안심상가 마장청계점으로 이전
철거 부지 협의…주민 편의 시설 조성
영업점 안심상가 마장청계점으로 이전
철거 부지 협의…주민 편의 시설 조성
2024년 05월 13일(월) 13:32 |
마장동 먹자골목. 뉴시스 |
마장동 먹자골목은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둔 무렵 생겨났다. 소 도축장 일대 및 청계천변 도로 정비계획에 따라 서울시가 청계천 인근의 노점상들을 현재이 마장동 437일대(국공유지)로 이주시키는 과정에서 무허가 건물이 발생하며 마장동 먹자골목으로 발전한 것.
골목은 노포 감성의 낭만적인 분위기 탓에 오랜 명맥을 이어왔으나, 사실상 불법 무단 점유 및 무허가 건물 영업에 따른 위생·안전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실제 샌드위치 패널로 된 업소가 서로 다닥다닥 붙은 채 연결된 건물 구조는 안전에 취약할 수 밖에 없다. 고기를 굽거나 가공하기 위해 LPG 가스, 숯불 등을 사용해야만 하는 업소 특성상 화재 발생 위험도 잠재돼 있다. 실제 2022년 3월 누전으로 대규모 화재가 발생, 10개 업소가 전소되고 1개 업소가 반소되는 피해도 있었다.
이에 성동구는 마장동 먹자골목 정비를 위해 점유자는 물론 인근 상인과 주민들의 공감대 형성에 나섰다. 주변 상인과 주민들과는 달리 업주들의 거센 반발이 거듭되자 저렴한 임차료로 이용 가능한 대체 상가 확보에도 나섰다.
이 과정에서 축산물시장 인근을 물색한 끝에 도시재생 거점시설로 건립된 후 공실 상태였던 서울시 소유의 ‘마장청계플랫폼525’ 건물을 주목, 서울시와 1년여 간의 협의 끝에 도시재생 용도를 폐지하고 지난해 8월 시설 매입을 마쳤다.
건물 매입 직후에는 기존의 업무시설을 음식점 등 영업이 가능한 근린생활시설로 변경하는 리모델링을 추진해 ‘안심상가 마장청계점(마장먹자골목타운)’으로 재탄생시켰다.
이에 지난해 11월 초를 시작으로 같은 달 12개 음식점이 안심상가로 이전 완료했다. 올해 2~3월 사이 9개소가 추가로 이전을 마쳤으며,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1개소도 지난 8일 안심상고로 최종 이전함에 따라 마장동 먹자골목 내 무허가 영업은 막을 내리게 됐다.
이로써 마장동 먹자골목 정비는 화재 당시 33개 업소가 자리한 대규모 불법 무단 점유 무허가 시설 집약지역을 행정대집행 등 물리적 충돌 없이 평화적으로 정비한 사례로 남게 됐다.
오지현 기자 jihyun.oh@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