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대통령 설선물 상자에 소록도 주민 그림 담겨
지난해 김건희 여사 소록도 방문
해록예술회원들과 그림그린 인연
2016년 결성 전시회 개최 등 활동
병원 "한센인 오해 바로잡고 싶어"
해록예술회원들과 그림그린 인연
2016년 결성 전시회 개최 등 활동
병원 "한센인 오해 바로잡고 싶어"
2024년 02월 01일(목) 16:21 |
윤석열 대통령은 갑진년 새해를 맞아 각계 인사들에게 전달하는 설 선물상자에 국립소록도병원 입원 환자들의 미술작품이 담겼다. 대통령실 제공 |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해 11월7일 고흥 국립소록도병원을 방문해 환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
1일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이 국가와 사회발전을 위해 헌신한 각계 인사들에게 전달하는 설 명절 선물상자에 국립소록도병원 한센인 환자들이 그린 미술 작품이 담겼다. 대통령실은 “한센인들에 대한 우리 사회의 편견을 극복하고 그들을 응원하는 마음을 담았다”며 “작가들은 정규 미술교육을 받은 적은 없지만, 소록도의 풍경과 생활상을 담은 작품활동을 통해 세상과 소통해왔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 설 선물에 환자들의 작품이 실린데는 지난해 김건희 여사와의 만남이 계기가 됐다.
지난해 11월 김건희 여사는 한센인 전문 치료·요양기관인 고흥군 국립소록도병원을 방문해 한센인을 위로하고, 한센인들의 연필화그리기 작품을 관람했다. 당시 김 여사는 한센인들의 유화작품들을 설 선물 포장용으로 사용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는데, 병원 측은 산이나 등대 등 8개의 작품을 선정해 청와대로 보냈다.
소록도 주민들로 꾸려진 ‘해록예술회’ 사람들은 당시의 기억이 생생하다고 강조했다.
김기춘 소록도 해록예술회 회장은 “영부인이 직접 소록도병원으로 방문해서 관심 가져줘 기뻤다”며 “예술회 사람들 6명과 따로 대화도 나눴는데 소록도 생활의 어려움 등을 들으시고 격려도 해줬다”고 말했다.
이어 “미술에 대한 조예도 깊으셔서 작품과 관련된 이야기도 나눴는데 그간 해록예술회에서 그린 작품을 다 보여주지 못한 아쉬움도 남는다”고 덧붙였다.
소록도 해록예술회는 지난 2016년 ‘한센인에 대한 세간의 편견과 오해를 바로잡자’는 취지에서 결성됐다. 처음엔 소록도 주민 80여명으로 시작했으나, 시간이 흘러 16명 정도만 남아 꾸준히 그림을 그리고 있다. 옛 병원장의 노력으로 예술회 회원들은 소록도 구 녹산초등학교 건물 전체를 그림 그리는 공간으로 사용하고 있다. 대부분 고령에 건강이 좋지 않지만 그림에 대한 열정만은 누구보다 뛰어나다. 최근 고흥군, 전남도청은 물론 서울 인사동과 국회 등 26차례 전시회를 열었다.
현재 국립소록도병원은 약 370명의 입원 환자를 위해 소모임 3개(해록예술회·당구·게이트볼)와 평생학습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다. 환자들은 본인 건강 상태에 맞는 프로그램을 통해 치료와 요양을 받고 있다.
국립소록도병원 관계자는 “대통령실에서 국가에 기여한 분이나 소외계층 등에 보내는 선물에 한센인 그림이 쓰여지게 된 데 영광스럽다”며 “한센인들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해소하는데 기여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양가람 기자 lotus@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