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탁한 공기 일상 돼”··· 작년 광주·전남 초미세먼지 ‘주의보’ 발령 많아졌다
전년 대비 광주4·전남7일 더 흐려
집 근처 산책 나가기도 힘들어
한파 물러나니 미세먼지 기승
중국 공기질도 10년 만에 악화
지자체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가동
2024년 01월 07일(일) 17:51
5일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보인 5일 광주 동구 일대가 뿌옇게 보이고 있다. 정상아 기자
“요즘 미세먼지가 심해 밖에 잘 안 나가죠.”

지난 5일 오후 2시께 찾은 광주 동구 동명동 일대. 미세먼지가 뿌옇게 내려앉아 흐릿한 날씨다. 사람들이 많을 금요일 오후 시간이지만 탁한 날씨 탓에 거리가 한산한 분위기다.

이주아(26)씨는 “춥다가 따뜻해서 나왔는데 날씨도 흐리고 목이 아파 급하게 마스크를 구입했다”며 “산책을 좋아하지만 미세먼지와 한파가 오면서 밖에 나오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비쳤다.

7일 한국환경공단의 대기질 정보 포털인 에어코리아에 따르면 이날 광주에는 전일 미세먼지가 잔류하고 국외 미세먼지가 추가적으로 유입되면서 미세먼지 농도가 고농도 영역인 ‘나쁨(36~75㎍/㎥)’으로 측정됐다.

작년 초미세먼지(PM 2.5) 경보·주의보 발령 횟수는 광주 6·전남 9건으로 전년(광주 2·전남 2건) 대비 3배 가까이 올랐다.

작년 고농도 초미세먼지 발생이 전년보다 잦아진 것은 중국 초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진 영향을 받은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핀란드의 대기 환경 연구기관인 에너지·청정대기연구센터(CREA)는 작년 1~11월 중국 전역의 초미세먼지(PM 2.5) 평균 농도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3.6%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중국의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가 악화한 건 2013년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중국은 지난 2014년 대대적인 미세먼지 저감 정책을 펼치며 미세먼지 평균 농도를 낮추고 있지만, 전력난으로 석탄 화력 발전이 늘고 작년 겨울 혹한으로 전력 수요가 역대 최대를 기록하면서 오염물질이 도로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2023년은 엘니뇨가 기승을 부리며 중국의 대기오염 물질이 유입되며 초미세먼지 농도가 상승하고 극단적인 날씨를 보이는 등 이상기후가 계속됐다.

엘니뇨란 태평양 감시구역의 수온이 평년보다 0.5도 높은 상태가 5개월 이상 지속되는 현상을 말한다.

지난해 12월 광주·전남지역의 기온 변동폭이 역대 12월 중 가장 컸던 것으로 밝혀졌다.

7일 광주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일 평균기온과 12월 한 달 평균값의 차이를 나타내는 기온 변동폭은 5.6도로 관측을 시작한 1973년 이래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작년 엘니뇨 현상으로 이상 기후가 발생한 가운데, 올해는 역대 가장 더웠던 작년보다 더 덥고 극단적인 날씨를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최근 세계기상기구(WMO)는 역대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된 2023년보다 올해 더 더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

광주시·전남도는 행안부와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제5차 미세먼지 계절관리제’를 오는 3월31일까지 시행한다.

해당 기간에는 △핵심 배출원 감축·관리(수송, 산업·발전 분야) △시민 건강보호와 소통 △공공분야 선제 감축 등 3개 분야 16개 추진과제를 집중 관리에 나선다.

광주시는 올해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을 제한하며 본격적인 대기오염 줄이기에 돌입한다. 미세먼지 계절관리제기간 평일 오전 6시~ 오후 9시까지(토·공휴일 제외) 저공해 미조치 5등급 차량을 운행하면 1일 1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할 방침이다.

광주시는 어려운 경제 여건과 ‘단속 첫 해’라는 점을 고려해 △영업용 △긴급자동차 △장애인 표지부착 자동차 △국가유공자로서 상이 등급 판정을 받은 자동차 등 미세먼지특별법에서 정한 운행제한 제외 자동차 △매연저감장치 부착 불가 △저공해 조치 신청 △기초생활수급자·차상위계층·소상공인이 보유한 차량은 단속에서 제외한다.

손인규 광주기후대기정책과장은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기간에 저공해 미조치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제한 조치는 시민 건강을 위한 불가피한 것”이라며 “5등급 차량 소유자들의 참여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상아 기자 sanga.jeo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