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관리비도 ‘껑충’… 광주 1년새 14% 급증
공동주택 관리비 ㎡당 2409원 달해
30평 기준 24만원꼴, 체감상승폭 커
난방·전기 등 개별 사용 증가율 최고
주상복합·커뮤니티시설 증가 영향도
2023년 11월 26일(일) 18:09
광주 서구 화정동의 한 공동주택 우편함에 관리비 고지서가 꽂혀있다.
“다른 아파트 관리비도 다 올랐나요? 세대 전기료나 가스비는 우리가 사용하는 것이니 그렇다 쳐도, 공용전기료, 승강기 전기료, 일반관리비까지 안 오른 항목이 없네요.”

광주 서구 화정동에 거주하고 있는 가정주부 A씨는 최근 아파트 관리비 명세서를 보고 평소 이용하던 지역 온라인 카페에 글을 올렸다. 각 가정에서 사용하는 개별 전기료나 가스요금을 제외하더라도 공동항목에서 관리비가 전월보다 3만원 이상 올랐기 때문이다.

A씨는 “예전에는 아파트 화단에 전구가 설치되면 연말 분위기 난다고 보기에 좋은 것만 생각했는데, 외식비며 관리비며 오르지 않는 것이 없다 보니 이제 공용전기료 더 오르겠다는 걱정부터 든다”면서 “얼마나 할인될까 싶어 그동안 모른척 해왔는데, 다음 달부터는 공과금을 할인해 주는 카드라도 신청해서 사용해 보려고 한다”고 토로했다.

고금리·고물가 기조가 지속되면서 서민경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광주지역 공동주택 관리비가 1년 새 10% 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K-apt(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광주지역 공동주택 평균 관리비는 ㎡당 2409원으로, 전년 동월 2119원 대비 13.6% 증가했다.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의 9월 관리비 입력기한은 11월 말까지로, 해당 금액은 현재까지 입력된 단지 기준이다. 광주지역 총 830개 단지 중 789개 단지가 입력을 완료했으며 입력률은 95.0%다. 이날 기준 10월 관리비 입력률은 58.48%였다.

㎡당 2409원을 30평 아파트 기준으로 계산하면 23만8491원가량으로, 1년 새 시민들이 느낄 수 있는 평균 금액만 3만원가량 늘어나 어느 때보다 체감 상승폭이 크다는 분석이다.

공동주택 관리비는 크게 공용관리비, 개별사용료, 장기수선충당금 등으로 나뉘는데, 공용관리비에는 청소비, 소독비, 경비비, 승강기 유지비 등이 있고, 수선유지비 등 위탁관리 수수료도 공용관리비로 부과된다. 개별사용료는 난방비, 급탕비, 가스사용료, 전기료 수도료 등이 있다. 입주자대표회의 운영비도 개별사용료에 포함된다.

항목별로는 개별사용료의 상승폭이 가장 컸는데, 전년(908원) 대비 올해(1113원) 무려 22.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기, 가스 등 공공요금 인상이 큰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공용관리비(993원→1058원) 6.5%, 장기수선충당금(218원→238원) 9.7% 등도 일제히 상승했는데, 청소, 유지·보수 등 비중이 큰 공용관리비는 인건비 상승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또 주요 시설 교체·보수를 위해 매달 관리비에 포함해 걷는 비용인 장기수선충당금의 경우 아파트 배관이나 도색 등 보수 공사 비용이 천정부지로 오르며 덩달아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축 단지의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 도입도 관리비 증가에 한몫을 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독서실, 수영장, 골프장 등 풍성한 커뮤니티 시설이 아파트 경쟁력으로 연결되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공동관리비 항목과 비용은 갈수록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국아파트연합회 광주시회 관계자는 “최근 공동주택 관리비가 상승하며 관련 민원도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광주시회에서 불편과 부실관리 신고센터를 운영한 결과 전년보다 민원이 10%가량 증가한 1132건으로 집계됐고 관리비 부과 방법이나 잡수입 사용에 관한 민원도 205건으로 18.1%를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물가 및 인건비 상승에 따른 관리비 증가는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투명한 사용 내역과 부과 항목 명시로 갈등을 줄이고 분쟁 발생 시 무조건 소송을 통해 해결하려고 하기보다는 전문기관의 자문을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곽지혜 기자 jihye.kwa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