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들면 산불도 늘어…등산객 흡연·실화 요주의
무등산 입구 담배꽁초 수북
인근 상가서 흡연후 내버려
음주산행에 산악 사고 우려
전문가 “흡연장소 지정해야”
인근 상가서 흡연후 내버려
음주산행에 산악 사고 우려
전문가 “흡연장소 지정해야”
2023년 11월 23일(목) 16:35 |
지난 20일 무등산 증심사 인근 탐방로 입구에 등산객들이 버린 담배꽁초가 낙엽 더미 사이에 뒤엉켜 있다. 정상아 인턴기자 |
지난 20일 찾은 광주 동구 무등산 증심사 입구. 탐방로에 들어서기 전부터 매캐한 냄새가 코를 찌른다. ‘산불 예방’ 플래카드와 안내판이 곳곳에 붙어 있음에도 등산객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다.
등산객들이 지나간 자리에는 낙엽 더미 사이에 태우다 만 담배꽁초가 뒤엉켜 있다. 낙엽을 헤쳐보니 담배꽁초와 담뱃갑은 물론 일회용 라이터도 보인다. 산불 걱정에 모두가 노심초사 하는 상황에서도 아랑곳 않고 등산로 초입에서 담배를 피우는 등 민폐를 끼치는 모습이다.
지난 20일 한 등산객이 가방 옆에 플라스틱 소주병을 꽂은 채 무등산 중머리재 코스를 오르고 있다. 정상아 인턴기자 |
가방 옆에 소주나 막걸리 병을 꽂은 등산객이 지나쳐 올라간다. 중머리재에 올라가니 이젠 술판이 벌어져 거나하게 취한 모습도 보인다.
김영훈(29)씨는 “등산가방에 술을 넣고 산에 오르는 사람들을 많이 본다”며 “맨정신으로 등산하기도 위험한데 술을 마시고 흔들리며 오르는 모습이 위태롭게만 느껴진다”고 지적했다.
광주 대표 산행지 무등산이 담배꽁초 무단투기, 음주산행 등으로 고통받고 있다.
가을철 음주산행은 실족·낙상 등 안전사고 위험이 높아 안전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국립공원공단 통계에 따르면 최근 2년(2020~2021) 간 발생한 등산 사고는 총 1만4950건으로 인명피해는 8698명(사망 192·부상 8506) 으로 집계됐다.
이 중 10월에만 2149건 사고로 1257명(사망 21·부상 1236)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사고 주원인은 실족 사고가 785건(37%)로 가장 많았고 조난 사고 612건(28%), 신체 질환 사고 453건(21%), 추락 77건, 고립 12건 순으로 조사됐다.
산림청에 따르면 올해(11월23일까지) 광주지역에서 발생한 산불은 9건, 피해 규모는 4.54㏊로 집계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4건·0.24㏊) 대비 2배 높다. 전남은 올해 산불 51건, 피해 규모 952.12㏊로 지난해(56건·62.66㏊)보다 피해 면적이 15배 컸다.
산불 화재 원인은 대부분 쓰레기 소각이나 담뱃불 등 입산자 부주의였다. 산불 예방에 대한 경각심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이윤하 조선대 소방재난관리학과 교수는 “등산객들이 탐방로 안에서는 흡연이 안된다는 걸 알고 있지만 등산로 입구에서는 담배를 피워도 된다는 잘못된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다”며 “산림인접지역에서 100m 이상 떨어진 곳에 흡연장소를 정한 뒤 그 안쪽에서부터는 흡연할 수 없음을 분명히 인식시켜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무등산국립공원 관계자는 “산불예방을 위해 12월15일까지 산불 취약 탐방로 출입 통제, 산불 예방 캠페인 추진과 광주 동부·북부소방서와 협업해 산불 진압 훈련을 하고 있다”며 “불법 예방을 위해 안내·경고 현수막을 탐방로에 게재하며 관리·단속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정상아 인턴기자 sanga.jeo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