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 김치의 모든 것, 한 자리서 즐겨요”
●‘제30회 광주김치축제’ 가보니
‘우주최초 김치파티’ 주제 마련
김치 클래스 등 프로그램 다채
김치명인 꿀팁 등 방문객 호응
2023년 11월 05일(일) 17:26
5일 광주 서구 상무시민공원에서 열린 광주김치축제 ‘우주최초 김치파티’ 내 올인원김치마켓에서 한 시민이 김치를 시식해 보고 있다.
“최근 광주에서 열린 행사 중 가장 만족스럽네요. 행사 첫날부터 3일 내내 방문했어요. 다양한 김치도 맛보고 구매도 하고 가족, 친구들과 김치로 만든 맛있는 음식을 먹으니 즐겁습니다.”

5일 찾은 광주 상무시민공원. 친구 부부들과 함께 제30회 광주김치축제 ‘우주최초 김치파티’ 현장을 방문했다는 김노안(56)씨는 행사장 중앙에 마련된 푸트코트 ‘천인의 밥상’ 테이블에 앉아 김치에 수육, 막걸리를 먹으며 지인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김씨는 “어른들은 수육에 김치를, 아이들은 김치 치킨을 주문해 먹고 있다. 행사 첫날 방문해 여수 갓김치를 한 아름 구매했다. 이후 매일 같이 이곳에 여러 친구와 방문해 김치축제의 좋은 점을 소개하고 있다”며 “김치가 맛있는 건 당연하고 행사장 위생상태가 너무 깔끔하다. 음식을 판매하는 행사장의 경우 위생상태가 안 좋은 곳이 많은데 이곳에서는 대학생 봉사자들이 수시로 바닥에 떨어진 쓰레기를 줍거나 테이블을 닦는 등 최고의 환경을 제공해 주고 있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광주시와 광주김치축제위원회 주관으로 지난 3일부터 6일까지 4일간 상무시민공원에서 열리고 있는 광주김치축제 ‘우주최초 김치파티’에서는 김치를 주요리가 아닌 반찬이라는 인식으로 전시·체험·판매 위주 콘텐츠에만 머물렀던 과거 김치축제에서 벗어나 한국의 대표 식문화를 알리는 축제로 전환하겠다는 포부를 담았다. 올해로 30회째를 맞은 광주김치축제는 ‘우주최초 김치파티’라는 주제로 △천인의 밥상 △김치디너쇼 △김치·응용요리 경연대회 △올인원 김치마켓 △김치마스터클래스 △김치원데이클래스 등 경연부터 판매, 체험 행사까지 다채롭게 준비됐다.

이번 축제의 대표 행사인 천인의 밥상에서는 14개 팀이 마련한 김치보쌈, 김치닭강정, 김치파스타 등 30여 종의 다양한 김치요리를 만날 수 있다.

남부대학교 호텔조리학과 부스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김치요리를 만들고 있던 최유미(51)씨는 “학생들이 자원해 김치축제에서 다양한 김치요리를 판매하고 있다. 남녀노소 모두의 입맛을 맞추기 위해 김치치킨, 김치 케이준 포테이토, 김치로제파스타 등을 개발했다”며 “음식에 들어가는 김치도 학생들이 직접 만들었다. 시민들이 음식을 먹고 맛있다고 칭찬해 주시면 정말 뿌듯해 힘든 것도 잊고 일한다”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5일 ‘우주최초 김치파티’ 주무대에서 곽은주 김치 명인의 ‘김장마스터클래스’가 펼쳐지고 있다.
시민들이 행사장에서 맛있는 김치 음식을 먹고 있을 때 주무대에서는 김치 명장의 김장 클래스가 펼쳐졌다. 지난 2000년 대통령상을 받은 곽은주 광주김치 명인은 무대에서 직접 김장을 담그며 ‘꿀팁’을 알려줬다.

명인의 강의를 주의 깊게 듣고 있던 김점순(71)씨는 지난 12월 경기도 수원에서 광주로 이사와 전라도 김치의 매력에 푹 빠져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경기도 김치와 전라도 김치는 차이가 꽤 있다. 전라도 김치에는 젓갈이 듬뿍 들어가 감칠맛이 있다. 광주김치축제에는 처음 와봤는데 볼거리, 즐길거리가 많아 만족스럽다”며 “특히 김치 명인의 김장 클래스가 가장 재미있다. 나이가 나이인지라 오랜 시간 김장을 해봤지만, 배추를 고르는 법 등 몰랐던 방법이 많아 김장에 대한 새로운 지식을 많이 배울 수 있었다. 이번 김장 땐 명인에게 배운 대로 해볼 작정이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번 축제에서는 푸트코드, 체험부스뿐 아니라 대통령상을 받은 광주 김치 명인들의 김치를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올인원 김치마켓도 함께 열렸다. 여수 돌산 갓김치부터 그 자리에서 바로 담근 파김치까지 다양한 종류의 김치를 한자리에서 선보여 방문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맛있고 저렴한 김치를 사기 위해 길게 줄을 서는 등 판매장의 열기는 식을 줄 몰랐다.

길게 이어진 줄 맨 끝에 서 있던 이동하(52)씨는 “전라도 사람이지만 젓갈이 많이 들어간 김치는 입맛에 안 맞았는데 이곳 김치는 다른 곳보다 젓갈이 덜 들어가 구매하려고 줄을 섰다”며 “아내랑 둘이 먹을 김치뿐 아니라 독립한 딸에게도 맛있는 김치를 사다 줄 생각에 줄 서는 게 힘들지도 않다”고 말했다.
박소영 기자 soyeong.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