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광주사람들>남상래(광주 남구 건설과 도로팀장)(565/1000)
2023년 10월 22일(일) 14:04 |
저희 도로팀에서는 도로 개설과 도로시설물을 정비하는 업무를 주로 하고 있습니다.
남구는 도로 개설률이 45% 정도로, 아직도 정식으로 도로 개설이 안 된 곳이 많습니다. 또 겨울철이나 여름철에 폭우·폭설로 인해 긴급 사태에 대비하는 업무들을 한정된 인력 안에서 처리하다 보니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조금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보람을 느끼는 일도 많습니다.
제가 처음에 도로팀 막내로 입사했을 때 아스팔트 포장으로 동네를 깨끗하게 꾸미는 ‘도로포장’ 사업을 추진했습니다. 주민들의 큰 호응을 기대하고 시작했던 사업이지만, 현실은 반대 민원이 들어와 공사가 중단됐습니다.
처음엔 이를 어떻게 해결할지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 민원인과 대화하다 보니 ‘구청에서 원하는대로 공사를 추진하다 보면 주민들이 피해를 보는 상황도 생길 수 있겠구나’하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후 민원인과 계속 대화를 통해 해결 방법을 논의했고 빗물받이 설치 등으로 합의점을 찾았습니다. 이때 주민들과의 소통이 중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고, 그것이 20년 공직 생활의 ‘바탕’이 됐습니다.
12년 만에 개통한 월산5동 라인아파트 뒤편 도로도 주민과의 소통으로 이뤄낸 사례입니다.
2011년에 사업을 처음 시작할 때 수차례 설명회를 거쳐 주민분들께 도로개설의 필요성에 대해 많이 어필했지만 추진이 어려웠습니다. 주민분들께서는 주거 공간과 너무 밀접한 곳에 도로가 생긴다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있으셨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사업 추진 과정이 투명해지고, 언론홍보 등을 통해 관련 자료들을 많이 제공하다 보니 서로 소통하고 협의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졌습니다. 이를 통해 12년 만에 아름다운 도로가 만들어질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제가 도로팀에 있는 한 최대한 많은 도로 개설 공사를 추진해서 주민분들께 편의를 제공해 드리고자 하는 게 제 꿈입니다. 또 그동안 쌓아왔던 저의 노하우를 우리 후배들에게 전달해 시대를 거쳐 계속 전달될 수 있게끔 하는 것이 또 하나의 목표입니다.”
강주비 기자 jubi.ka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