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연휴 교통사고로 12명 사상 ‘충격’
택시 횡단보도 덮쳐 3명 숨져
‘급발진’ 주장…국과수에 의뢰
담양서 중앙선 침범 6명 사상
가을철 교통사고 사망 ‘급증’
2023년 10월 09일(월) 17:53
8일 오전 8시45분께 담양군 대전면 성산리 편도 2차선 도로에서 아반떼가 중앙선을 넘어 마주 오던 스파크와 정면으로 들이 받았다. 이후 뒤따르던 또 다른 승용차와 승합차가 연쇄 추돌하면서 3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담양소방 제공
한글날이 포함된 연휴 3일 동안 광주·전남에서 대형 교통사고가 잇따르면서 시민 6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 광주에서는 택시가 횡단보도에 서 있는 보행자를 덮쳤고 담양에서는 중앙선을 침범해 사망자가 발생했다.

도로교통공단은 통상 가을철에 교통사고 사망이 급증한다며 운전 주의를 거듭 당부했다.

9일 광주 광산경찰에 따르면 전날 오후 1시23분께 광주 광산구 송정동 한 병원 앞 사거리에서 A(67)씨가 몰던 전기 승용차 아이오닉 택시가 폭스바겐 승용차를 들이받은 뒤 초록불 횡단보도를 건너던 보행자들을 덮쳤다.

이 사고로 보행자 50대 여성 B씨가 현장에서 사망했고, 50대 남성 C씨와 60대 남성 D씨가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A씨의 택시에는 20대 여성 승객 E씨가 타고 있었으나, A·E씨 모두 경상을 입었다. 택시와 충돌한 폭스바겐 운전자 50대 여성 F씨 역시 가벼운 부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조사 결과, 당시 나주에서 승객을 태우고 상무지구 방향으로 향하던 A씨는 신호를 위반해 직진하다 정상 주행하던 폭스바겐을 들이받고 이어 대각선 횡단보도로 돌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브레이크가 말을 듣지 않았다”며 급발진을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를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치사) 혐의 등으로 입건하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A씨의 차량 감식을 의뢰해 결함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앞서 같은 날 오전 담양서도 중앙선 침범으로 4중 추돌사고가 나면서 운전자와 모자가 사망하는 큰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담양경찰에 따르면 8일 오전 8시45분께 담양군 대전면 성산리 편도 2차선 도로에서 G(32)씨가 운전하던 아반떼가 중앙선을 넘어 마주 오던 스파크와 정면으로 들이받았다.

이후 스파크 뒤에 오던 또 다른 승용차·승합차가 이들 차량을 연이어 추돌했다.

이 사고로 G씨가 현장에서 숨졌고, 스파크 운전자 여성 H(31)씨와 해당 차량에 타고 있던 아들 I(8)군은 병원 치료를 받다 끝내 숨졌다.

2차 추돌 사고가 난 승용차·승합차 운전자와 동승자 등 3명은 경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경찰은 G씨가 중앙분리대를 넘어 연쇄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G씨의 행적 등을 조사해 음주운전 여부 등을 규명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도로교통공단은 행락철이면서 추석과 한글날 등 공휴일이 많은 9~11월에 교통사고 인명피해가 가장 많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도로교통공단이 지난달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8~2022년) 교통사고 사망자 1만5862명 중 4453명(28.1%)이 9~11월에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월에 교통사고 사망자수가 전체의 10.2%(1616명)로 연중 가장 큰 비율을 차지했고, 9월이 9.1%(1439명)로 두 번째로 많았다.

도로교통공단은 가을철에 야외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장거리 이동이 늘어나 교통사고 사망이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도로교통공단 관계자는 “교통사고로 인한 인명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운전자의 교통안전수칙 준수와 탑승자의 안전띠 착용이 필수적이다”며 “전동킥보드, 오토바이와 같이 운전자의 신체가 노출되는 차를 운전할 때는 더욱 주의하며 안전모 등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운행하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송민섭·강주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