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호우 피해 속출…'비상대응 태세' 돌입
광주, 지반 침하 상가 건물 붕괴
목포, 만조 겹쳐 도로 침수 피해
시·도, 긴급 비상대책회의 소집
2023년 07월 24일(월) 17:47
김영록 전남도지사(왼쪽)가 24일 집중호우로 침수된 목포시 석현동 일대 도로 현장을 방문, 현황을 청취하고 신속한 복구를 당부하고 있다. 전남도 제공
광주·전남에 매우 강한 비가 내리면서 각종 시설물 피해와 교통 통행 불편이 잇따랐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재난안전대책본부를 주재하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비상대응 태세에 돌입했다.

24일 광주시에 따르면 지난 22일부터 이날 오전까지 총 32건의 호우 관련 신고가 접수됐다.

동구에선 한 달간 이어진 집중호우로 지반이 약해져 상가 건물이 붕괴되기도 했다. 이날 오전 광주 동구 충장로 한 빈 상가 건물이 무너져 소방 당국이 안전 조치를 했다. 앞선 23일에도 남구 방림동에서 중국인 국적 A(70)씨가 살던 무허가 주택의 지붕이 무너졌다. 소방당국은 최근 많은 비가 내려 지반이 약해져 건물이 무너진 것으로 보고 추가 피해를 우려해 주민들을 대피시켰다.

하남 6번도로에서는 도로침수로 차량 2대가 고립됐다가 이동 조치됐다. 황룡강 장록교는 홍수주의보가 발령돼 주민 158명이 광산구청 등으로 대피했다. 하천산책로 전구간 출입구는 모두 통제됐다.

전남도에는 이날 오전까지 252건의 호우 관련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목포시 산정동에서는 8차선 도로가 잠겼다. 석현삼거리 왕복 8차로 도로가 폭우와 바닷물 만조가 겹쳐 어른 허벅지 높이까지 물이 차올랐다.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이 일대가 물에 잠겨 주변 주유소, 금융기관, 상점 등 10여 곳이 오전에 문을 닫았다.

또 영암군 삼호읍 아파트 상가 10개 동이 침수됐고, 목포 아파트 지하주차장 2곳이 침수되기도 했다. 서해안고속도로 함평 분기점 인근에서 토사가 유출되는 등 함평군에서만 3건의 토사유출이 발생했다. 목포·함평·영암 등에서도 모두 7건의 도로 시설 피해가 발생했다.

또 목포선착장에 계류 중이던 선박 7척이 집중호우로 침수·전복돼 해경이 긴급 안전조치를 실시하기도 했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장맛비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재난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먼저 광주시는 이날 문영훈 행정부시장 주재로 시청 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실에서 협업부서·자치구와 합동으로 집중호우 대비 긴급대책 점검회의를 열었다.

유럽 출장 중인 강기정 광주시장은 전화로 회의에 참석해 재난 예방을 당부했다. 강 시장은 “새벽부터 많은 비가 내렸다는 보고를 받았다. 비상조치 등 발 빠른 대응으로 큰 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 같다”며 “25일 새벽에 또다시 비가 예보된 만큼 취약지역 예찰 강화, 피해지역 신속 복구 등 총력을 다해달라”고 주문했다.

현재 광주시는 △각 기관과 부서별 협업 논의 △선제적 주민대피와 신속한 재난문자 송출 △산사태 취약지역·급경사지·옹벽·공원·지하차도 점검과 예찰 △취약계층 우선 대피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김영록 전남도지사도 재난대책 보고회를 열고, 집중호우로 피해가 발생한 현장도 살폈다. 김 지사는 “이번 호우로 도심 침수피해가 많았다”며 “저지대 등 상습침수지역 이물질 제거와 지하차도 차단시설 작동 점검 등을 철저히 하라”고 강조했다. 또 아울러 “산사태가 기존 위험지역뿐 아니라 비관리 지역에서도 발생하고 있다”며 태양광 설치 산지 등 인위적 개발지에 대한 재점검도 지시했다.



최황지·송민섭 기자
송민섭·최황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