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 기획특집>한국천연염색 숨…"옷은 제2의 피부…자연에서 천연색감 얻고 있죠"
전남을 농촌융복합산업 실리콘밸리로 만들자
10)보성 복내면 한국천연염색 '숨'
감·양파·쪽·대나무·녹차·대마
식물 잎· 꽃 등서 염색소 추출
베개·옷·스카프 등 300점 제작
전남서 살아보기 참가자 인기
2023년 07월 12일(수) 09:25
심향란 한국천연염색숨 대표
심향란 대표
심향란 대표
심향란 대표
“푸른색은 쪽에서 나왔지만 쪽보다 푸르다”

순자의 고사성어 청출어람(靑出於藍)처럼 각종 친환경 소재와 천연염료를 활용해 더 짙은색을 만들어내는 천연염색 마술사가 있다.

보성군 복내면 사회적기업 (사)한국천연염색 숨 심향란 대표다.

㈔ 한국 천연염색 숨은 친환경 천연염색 제품의 장점만을 갖춘 작지만 강한 기업이다. 국내 유일한 천연염색 제품 생산-유통-판매를 일괄하는 강소 기업이다.

심 대표는 지난 2015년 고향마을로 귀촌해 보성천연염색공예관을 운영하며 천연염색 사업에 매진하고 있다. 자연 원물에서 추출한 색을 활용해 원피스, 스카프, 베개 등 20여 종 300여 점을 만들어내고 있다.

천연염색 말고도 그의 혼이 담긴 사업이 있다. ‘전남에서 먼저 살아보기(특화형)’, ‘전남형 동행일자리 지원사업’ 등이다.

귀촌해 힐링의 삶을 넘어 지역과 함께 동행의 삶을 살아가겠다는 게 그의 포부다.

염색작업 중에도 국내외 전시회를 통해 K-컬쳐 의류 홍보에 분주한 모습이다. 향후 노인시니어 대안학교를 세워 함께하는 삶을 꿈꾸고 있다. 최근 광주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제 티&티푸드 박람회’에 참여하고 있다고 해서 보성 대신 행사장에서 만나 얘기를 나눴다.

●“옷은 제2의 피부” 천연염색 자부심 충만

“대학 수업에서 ‘옷은 제2의 피부’라고 배웠습니다. 그만큼 옷은 자기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이자 메시지이며 타인에게 보여지는 예의죠.”

각종 천연염색 제품이 진열된 매장에서 만난 그의 첫마디다. 가히 천연염색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는 점을 단박에 알 것같다.

심 대표는 천연염료를 보성에서 직접 재배해 얻고 있다. 대표적으로 대마와 감, 쪽, 대나무, 밤, 양파, 녹차 등이다. 천연염색 재료는 식물의 잎이나 꽃 등에서 색소를 추출한다. 여기서 나온 색소를 활용해 의류, 스카프, 양말을 비롯해 녹차꽃자수 브롯지 등 각종 전통소품을 만들고 있다. 원물을 재배·생산하는 1차산업에 이어 의류 등을 제조하는 2차산업, 여기에 더해 관광상품 개발, 판매·체험까지 농촌융복합산업(6차산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다양한 제품 생산에 자신감의 표현일까. 매년 가을 천연염색 패션쇼를 열고 있다. 미국에서 전통혼례식과 작은음악회를 열기도 했다.

현재 심대표가 진행하는 사업 부문 크게 4개 파트로 분류된다. 천연염색 브랜드 창출을 비롯해 △전통한옥 민박운영&전통문화체험 프로그램 △패션쇼 길쌈놀이 등 문화복합 플랫폼 △지역문화 발전을 위한 상생협업 등이다. 얘기를 나눠보니 천연염색에 대한 그의 사랑은 깊이를 가늠할 수조차 없을 것 같다.

대표 제품은 의류를 비롯해 녹차물 베개, 바디필로우, 스카프, 낮잠이불 등이다. 친환경자원을 활용하고 전통과 현대를 접목한 덕택에 소비자들의 고품질 친환경제품에 대한 인식을 높여주고 있다. 판로확대와 유통망 확충에도 나서고 있다. 지난 2020년 수도권 농협 하나로마트에 입점해 천연염색제품을 알리고 있으며 20~30대층 고객 유입을 위해 크라우드 펀딩에 나서고 있다.

보성 복내면 한국천연염색 숨
보성 복내면 천연염색 숨 마당에 걸린 염색제품들
●‘색의 한류’ 귀농귀촌인 대상 천연염색 교육

보성천연염색은 전남에서 살아보려는 예비 귀농귀촌인들에게 일회성 이벤트, 취미를 넘어 지속가능한 사업이 될 수있도록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그 사업이 ‘전남에서 살아보기-염색특화사업’이다.

심 대표는 전통 보성포(삼베)를 재현해 보성을 천연염색 고장으로 탈바꿈시키는데 앞장섰다.

보성 특산품인 삼베 산업과 전통 대마산업, 천연염색을 활성화하는 것은 물론 한국전통천연염색을 보전·계승·발전시키고 한국 문화와 정신을 세계에 알리는 등 한국 문화를 해외에 홍보하는 데도 큰 몫을 담당했다.

최근 천연염색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늘고 있다. 화학염색과 대조적으로 친환경 염색은 화학적 염료의 부작용 등이 부각되면서 상대적으로 환경위험에서 안전하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어서다. 덩달아 환경과 건강을 염두에 둔 소비자들의 발길이 늘고 있다.

프로그램 참가자들은 심대표로부터 염색기법을 배움으로써 향후 귀농,귀촌 후 사업으로 연결해 전남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토대를 마련하게 됐다고 감사해 하고 있다.

심 대표는 “이곳에서 전남 동행 일자리사업도 하고 있으며, 라이브커머스 라든가 전문적인 교육을 많이 하고 있다”며 “여기 일터가 있으니 언제든지 와서 같이 일하면 된다”고 밝혔다.

이밖에 심대표는 한옥브랜드화 사업을 통해 민박 운영, 전통문화체험 프로그램을 연계해 체험객들과 함께 하고 있다.

한편 심 대표는 호남대학교 의상학과와 호남대 대학원 융복합 산업디자인학과(석사)를 졸업했으며 현재 목포대학원 관광경영학 박사과정 중이다. 한국관광공사 관광두레PD를 지낸 심 대표는 전남도지사 표창(인구유입·일자리 창출), 올해의 인물상 등을 수상했다.

낮잠이불
녹차베개
천연염색 스카프 텐셀2종
녹차볼 천연염색 눈찜질팩
박간재·김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