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민원 해결’ 주택관리사 공무원, 광주도 시작
남구, 자치구 첫 주택관리사 채용
“한해 민원 수백건…효율성 기대”
타 자치구 2~3명 직원 담당 ‘격무’
광주 아파트 비율 두번째로 많아
“전문가 활용·지원센터 추진해야”
“한해 민원 수백건…효율성 기대”
타 자치구 2~3명 직원 담당 ‘격무’
광주 아파트 비율 두번째로 많아
“전문가 활용·지원센터 추진해야”
2023년 06월 14일(수) 17:49 |
광주 남구청 전경. |
이에 타 자치구들도 공동주택 분야 전문가를 행정에 활용해 효율적 업무 운영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4일 대한주택관리사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국서 활동하는 주택관리사 공무원은 98명이다. 지자체별로 △경기 36명 △서울 21명 △인천 9명 △충남 7명 △대전 5명 △경남·전북 각 4명 △충북 3명 △전남 2명 △경북·울산 각 1명 등이다. 광주와 강원·부산·제주에는 주택관리사 공무원이 없었다.
도심 아파트 비율이 높아지면서 주민 및 입주자대표회의 간의 갈등·분쟁·법률 질의 등 민원이 증가함에 따라 관련 분야에 대한 전문가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특히 광주는 주택 중 아파트 비율이 매우 높은 지역이다. 통계청이 지난해 발표한 ‘2021년 인구주택총조사’의 시도별 주택종류별 주택 비율에 따르면, 광주의 주택 중 80.8%는 아파트다. 이는 전국 두 번째다. 아파트 비율이 가장 높은 지자체는 세종으로 86.5%를 차지한다.
아파트가 많다 보니 관련 민원도 한 해 수백 건에 달한다.
각 자치구에 문의한 결과, 지난해 공동주택 관련 민원은 자치구별로 300~700여 건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이는 집계 가능한 ‘국민신문고(온라인)’ 민원에 한한 것으로, 전화·방문·서류 제출 등의 방법으로 접수된 민원까지 포함하면 그 수는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를 담당하는 직원은 △동구 3명 △서구 3명 △남구 2명(주택관리사 미포함) △북구 3명△광산구 5명 등뿐이다. 한정된 인력들이 아파트 준공 인허가·공사현장 안전관리 및 지도감독 등 기본 업무 외 민원 상담까지 처리하면서 격무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이 탓에 공무원들 사이에선 공동주택 관련 부서는 ‘기피부서’로 인식된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담당 직원들이 업무 과중에 시달리면서 최근 인원을 1~2명씩 보강해 주고 있다”며 “공동주택법이나 관리규약에 따라서 민원에 응대하는데, 비전문가인 공무원들은 오랜 기간 근무해 경험이 쌓일 때까지는 시스템을 익히는 데 어려움이 있다. 민원 양도 많다 보니 ‘기피부서’로 여겨지는 분위기다”고 말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안평환 광주시의원이 ‘공동주택관리지원센터 상설기구 설치 정책토론회’를 개최하고, 김수영 서구의원은 임시회서 ‘공동주택 공동관리단 운영’을 제안하는 등 공동주택 관리 업무 개선을 논의하는 자리가 몇 차례 있었다. 하지만 이후 그렇다 할 진전이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남구가 지난달 자치구 최초로 시간선택 임기제로 주택관리사 1명을 채용·발령한 것이다. 임용된 주택관리사는 남구와 1년 계약을 맺고 하루 7시간씩 근무하며 △공동주택관리 운영에 관한 지도·감독 △민원상담처리 △공동주택 유지관리 실태 지도점검 △감사지원 및 운영 등의 업무를 맡게 된다.
남구 관계자는 “주민들 사이 의견 대립·갈등·관리규약에 대한 질의 등 민원이 과도한 업무량을 초래했다. 전문가를 채용해 효율적 운영과 더불어 민원인들에게도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1년 뒤 민원 답변율·주민분쟁 해결 참여도·공동주택 관리주택 대상 교육 계획 수립 등에 대한 평가를 진행해 임기제 주택관리사 유지·확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주택관리사 공무원 활용뿐 아니라 공동주택관리지원센터 상설화 등을 통해 앞으로 더욱 늘어날 공동주택 업무의 통합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한다.
서금석 대한주택관리사협회 광주시회장은 “타 시도는 이전부터 공동주택 분야 관련 전문가를 채용해 왔다. 광주서 이번에 남구가 (주택관리사 공무원 채용) 물꼬를 튼 것은 굉장히 고무적인 일이다”며 “순환보직인 공무원은 개인별 숙련도에 따라 민원 처리 역량에 한계가 있다. 때문에 아파트 관리주체 및 입주자대표회의의 행정 개입에 대한 신뢰도는 점점 더 떨어지는 상황이다. 현장 경험을 갖춘 전문가는 민원을 더욱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고, 이에 따라 담당 공무원들의 업무 과부하도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 회장은 “아파트는 계속 증가할 전망인 만큼, 광주시에서도 자문단 형식의 비상설 기구로 운영되는 공동주택관리지원센터를 상설기구화해 관련 교육·자문·연구도 함께 진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주비 기자 jubi.ka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