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아티스트 박상화 특별전 ‘환상자연’
드영미술관 7월30일까지
가상의 디지털 자연 선봬
가상의 디지털 자연 선봬
2023년 06월 11일(일) 15:21 |
드영미술관이 7월30일까지 1·2전시실에서 박상화 특별기획초대전 ‘환상자연’을 선보인다. 사진은 박상화의 비디오 설치작품 사유의 정원. 드영미술관 제공 |
광주의 1세대 미디어 아티스트인 박상화는 1990년대 말 사회적 거대 담론과 현상에 관심을 가지고 그것을 비판하는 영상설치 작업을 시작했다. 2000년대 중반부터는 사소한 것, 즉 일상과 자연으로 시선을 옮겨왔다. 박 작가의 작품은 동양의 자연관을 근간으로 한다. 특히 시간과 계절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존재하는 자연을 벗 삼고 존엄과 경외의 대상으로 재인식함으로써 현대인들에게 성찰의 계기를 제공한다.
1전시실 전체에 펼쳐진 ‘사유의 정원’은 천장에서부터 길게 늘어뜨린 여러 겹의 스크린 위로 가상자연이 투사된다. 영상은 우리 삶의 터전인 도심의 풍경으로 시작해 무등산과 그 주변 정경을 중심으로 한 변화무쌍한 자연의 개성이 잘 담겨있다. 직접 채집한 소리와 이미지는 자연스레 몰입을 극대화 시키고, 스크린 사이를 통과하는 경험은 무위자연(無爲自然)의 삶을 동경하게 한다.
2전시실의 ‘공중비디오 정원’ 또한 맵핑(mapping) 기법을 통해 가상의 디지털 자연을 연출한다. 마찬가지로 관람자에게 풍경의 일부가 되는 기회를 부여하고 있으며 작품은 그들의 개입을 통해 비로소 완성된다. 작가 개인적 공상이 모티브가 된 비디오 조각 시리즈 ‘이너드림 하우스’와 ‘도원경’, ‘fall’은 작가의 상상력과 독창성이 결합돼 유일무이한 자연의 아름다움을 재현한다. 관람객들은 시각적 즐거움을 넘어 획일화된 빌딩 숲에서 살아가는 심리적 불안감을 해소하고 편안과 여유를 체감하게 된다.
김도영 드영미술관 관장은 “이번 전시를 통해 박상화의 환상자연을 거닐며 풍경이 가진 미감과 무언의 소통을 하고 정서적 공감대를 형성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