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년동안 인정받지 못한 한국원폭피해자
이기열·심진태 강제동원 원폭피해 증언
YMCA서 광주지역 시민단체 주관 개최
YMCA서 광주지역 시민단체 주관 개최
2023년 04월 25일(화) 18:37 |
25일 광주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등 7개 시민단체가 추진한 ‘한국인 원폭피해자의 목소리’에서 심진태 한국원폭피해자협회 합천지부장(왼쪽)과 이기열 한국원폭피해자협회 부회장이 광주 동구 YMCA 2층 백제실에서 원폭피해 증언을 하고 있다. 김혜인 기자 |
광주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등 7개 시민단체는 25일 광주 YMCA 2층 백제실에서 미국의 원폭투하 78년을 맞아 ‘한국인 원폭피해자의 목소리’를 개최했다.
이날 피폭 1세대 피해자인 심진태 한국원폭피해자협회 합천지부장과 이기열 한국원폭피해자협회 부회장이 참석해 원폭피해로 인한 고통과 미국부터 일본, 정부까지 맞서 싸워온 날들을 상기했다.
피폭 당시 2살이었던 심 지부장은 “어머니가 일본으로 먼저 건너간 아버지를 따라가 히로시마에서 나를 낳았다. 그리고 1945년 8월1일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떨어졌다. 다행히 집이 원폭지로부터 3.5㎞ 떨어져있어 큰 부상을 입지 않았다”고 말했다.
1945년 미국이 일본과의 전쟁에서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로 인한 사상자는 15만여명으로, 이중 7~10만명 가량이 한국인인 것으로 추정된다.
피폭 사태는 피해자의 후손들에게도 유전적 영향을 끼쳤기 때문에 원폭피해자들은 가해국인 미국, 피해배상에서 한국인을 제외시킨 일본, 피폭 71년만에 특별법을 제정한 정부 등을 상대로 온갖 투쟁을 벌여왔다.
이 부회장은 “원폭 피해를 당하지 않은 사람은 그 공포를 알 수 없다. 일본으로 강제동원된 부모님 밑에서 태어나 생후 5개월만에 원폭피해자가 됐다. 이후 가족들 모두 피부병을 앓았다. 특히 아버지와 나는 코에 이상이 생겨 숨을 제대로 쉴 수 없는 후유증을 겪었다”며 “이러한 원폭 피해자 목소리를 외면한 정부를 보면서 앞으로도 사죄와 배상이 진전될 수 있도록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혜인 기자 hyein.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