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 증가한 동구 ‘극단적 선택’ 급증 대책 절실
●행안부 지역안전지수 조사 발표
안전지수 2→5등급 1년 새 ‘뚝’
극단적 선택 21명→45명으로 늘어
광주도 10만명 당 22.6명서 26.4명
1인 가구 증가·코로나 등 영향 끼쳐
2023년 04월 17일(월) 18:33
광주 동구가 지역안전지수 평가 2022년도 자살분야에서 5등급을 받았다. 광주 동구청 전경.
광주 동구가 행정안전부 주관 지역안전지수 평가 2022년도 자살분야에서 5등급의 성적표를 받아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지역안전지수는 교통사고, 화재, 범죄, 생활안전, 자살, 감염병 등 6개 분야별로 안전수준을 조사해 1~5등급으로 나타낸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안전수치다. 수치가 낮을 수록 안전하다.

17일 행정안전부 생활안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동구는 지역안전지수 자살부분 평가가 처음 이뤄진 2016년 5등급을 받았다. 이후 2017년에도 5등급이었지만 2018년 4등급, 2019년도에 3등급, 2020년 4등급 2021년 2등급을 받는 등 점점 좋아졌다.

하지만 코로나가 한창이던 2022년 5등급으로 추락했다. 올라오는데는 5년이 걸렸지만 내려가는데는 1년밖에 걸리지 않은 것이다.

해당 기간 동구에서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람이 21명에서 45명으로 늘었다. 2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반면 다른 분야의 경우 지난해 지역안전지수 6개 분야 중 4개 분야의 등급이 개선돼 ‘개선 정도 우수 지역’으로 선정됐다. 감염병 지수는 2등급을 기록했다. 자살률만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동구는 1인 가구수 증가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피해를 원인으로 꼽았다.

동구 관계자는 “자살 예방센터와 함께 분석을 해본 결과 1인 가구 비율하고 자살률이 상관관계가 있었다. 광주시 1인가구는 평균 20%대에 머물렀는데, 동구는 지난해 41.6%로 두배 가량 높았다”며 “코로나19도 영향을 끼쳤다고 보고 있다. 1인 가구수가 늘고 코로나 여파로 사람들과 만남이 줄어들었다. 혼자 있다보니 우울감이 상대적으로 더 많이 들어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고 분석한다”고 말했다.

자살사망자수 증가는 비단 동구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광주시도 지역안전지수 자살분야에서 2018년도부터 2021년도까지 2등급을 유지했지만 지난해 3등급으로 나빠졌다.

광주시에 따르면 시에서 지난 2020년 극단적 선택을 한 사망자는 326명이다. 2021년에는 380명으로 54명 늘었다.

각 자치구별로 2020년도 자살사망자는 북구 91명 광산구 78명, 서구 72명, 남구 64명이다. 2021년도에는 북구 113명 광산구 97명 서구 82명 남구 43명이다. 남구를 제외한 4개구에서 10명 이상씩 증가한 셈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자살 방지 프로그램을 꾸준히 발굴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특히 1인가구에 맞춘 사업을 기획하고 있다”며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지원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광주자살예방센터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우울증을 겪는 사람들이 큰 폭으로 늘어났다. 자살은 개인적인 이유가 크지만 센터가 마지막 기댈 곳이라는 마음으로 사회적 안전망을 촘촘히 구축하고 정비하고 있다”며 “광주 시민 누구나 센터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평소 내 마음에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닌지 고민했다면 언제든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송민섭 기자 minsub.so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