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이슈 88-4> 한쪽에선 “제발 학교 좀 지어주세요”
광주 광산구, 과밀학교 심각 상태
학교 부족으로 고교 배정문제 이슈
학부모 "자녀 통학 어려움" 호소
교육청 "학교 설립 등 대안책 마련"
학교 부족으로 고교 배정문제 이슈
학부모 "자녀 통학 어려움" 호소
교육청 "학교 설립 등 대안책 마련"
2023년 02월 26일(일) 18:16 |
지난 2020년 9월 학급 과밀 문제와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광주 수완초교 운동장에 설치된 컨테이너 교실. 나건호 기자 |
최근 예비 고1 아들이 광주 북구 모 고교로 배정된 이모(44)씨는 벌써부터 아이의 새 학기 통학이 걱정스럽다.
거주지인 광산구에서 해당 학교가 몹시 먼 데다가 대중교통도 갈아타야 해 ‘혼자 잘 갈수 있을까·성적에 영향을 끼치진 않을까’하는 우려 때문이다.
이씨는 “선지원 희망 고교가 집 근처에 있다. 이번에 배정된 후지원 고교는 집에서 상당히 멀어 사실상 ‘안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던 곳이었다”며 “어떻게 보면 한 학교를 두고 운에 맡긴 셈인데, 결국 원하지 않는 곳으로 가게 됐다. 현재 아이를 위해 이사를 해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 학생 수가 많은 광산구에 더욱 많은 학교가 들어섰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26일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2023학년도 고등학교 평준화 일반고’ 배정 결과 예비 고등학교 1학년 1만2745명 가운데 일부 학생들이 본인 거주지에서 먼 학교로 배정을 받았다. 지역 내 학교에 배정되지 못한 광산구 학생 956명이 북·서구 관내 원거리 학교에 배정받으면서, 이와 비슷한 숫자의 북·서구 학생들이 남·동구 고교로 밀려난 것이다.
광주 5개 자치구 중 북구에 이어 상주인구가 2번째로 많은 광산구의 경우 구내 중학교가 26곳인데 비해 고교는 절반 이하인 11곳에 불과하다. 학교 정상화 문제로 3년째 신입생이 미달된 명진고를 제외한 모든 일반 고등학교가 한 학급당 학생 28명을 넘어서는 과밀학교 상태다.
이 탓에 광산구 중학교 졸업생들은 불가피하게 거리가 먼 다른 자치구 고교에 입학할 수밖에 없었다. 그만큼 다른 구의 연쇄 이동도 뒤따랐다.
시교육청은 2023학년도 22개 고교에 27학급을 증설한 바 있지만, 전년보다 고교 배정 학생 수가 늘어나는 등 원거리 배정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에 따라 시교육청은 과밀학급 문제와 광산구 고등학생의 원거리 배정으로 인한 통학 불편 민원 해결을 위해 여러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 23일에는 시교육청 특수교육지원센터에서 광산구와 함께 ‘광산교육진흥 TF’ 협의회를 개최해 논의의 시간을 가졌다. 이날 협의회에서는 △광산교육지원청 복원 △광산구 과밀학급 해소 및 고등학교 신설 △다가치센터(다문화교육) 활성화 방안 등의 이야기가 오갔다.
옛 하남초등학교 폐교 부지를 활용해 18개 학급·학생 486명으로 구성된 가칭 광산고등학교 설립도 추진한다. 개교는 오는 2027년 3월을 목표로 한다.
시교육청 행정예산과 관계자는 “학급 증설을 통해 학생 수요를 어느 정도 공급했지만, 이는 해결책은 아니다. 학령인구 감소 영향이 뒤늦게 나타나는 중·고등학교에 대해 장기적인 대안이 필요하다”며 “당장은 과밀·원거리 배정 등을 없애기 위해 광산구에 신규 고등학교 설립을 추진 중이다. 고등학교가 신설될 경우 지금보다 교육 여건이 많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성현 기자 sunghyun.ju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