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전통시장 상인 화재공제 가입률 전국 하위권
18.8% 그쳐…높은 보험료 기피
광주 등 4개 지자체 공제료 미지원
“가입 어려운 영세 상인 지원 절실”
시 “올해 자치구 추경 확보 검토”
광주 등 4개 지자체 공제료 미지원
“가입 어려운 영세 상인 지원 절실”
시 “올해 자치구 추경 확보 검토”
2023년 01월 10일(화) 16:29 |
10일 광주 전통시장 중 하나인 서구 양동시장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전통시장은 노후화된 건물과 시설, 좁은 간격으로 붙어있는 점포들, 가연성 물품 다량 적재 등으로 인해 한번 불이 나면 대형 화재로 번질 위험이 높다. 강주비 기자 |
10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전통시장 화재공제’는 화재 발생 시 피해가 큰 전통시장 상인들의 생업 안전망 구축을 위해 상인들이 스스로 자금을 모아 공제기금을 조성하고 해당 사업운영비용을 정부에서 지원하는 사업이다.
전통시장은 노후화된 건물과 시설, 좁은 간격으로 붙어있는 점포들, 가연성 물품 다량 적재 등으로 인해 한번 불이 나면 대형 화재로 번질 위험이 높다. 때문에 민간 보험사에서도 인수를 꺼리고, 상인들은 높은 보험료를 내야 하는 부담이 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정부는 지난 2017년 ‘전통시장 화재공제’ 제도를 마련했다.
제도가 시행된 지 6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전통시장 화재공제에 가입한 점포는 소수에 그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광주는 가입률이 평균에도 미치지 못한다.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 조사 결과, 지난해 9월 기준 전국 전통시장 화재공제 가입률은 24.6%에 불과했다. 광주는 이보다 훨씬 낮은 18.8%다. △서울 16.7% △제주 17.5% △세종 18.1%에 이어 전국에서 네 번째로 낮은 수준이었다.
이런 현상의 주된 원인은 최소 2000만원에서 최대 6000만원에 그치는 보상 한도도 문제지만 광주시가 공제료를 지원하지 않은 점도 상당히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통상 전통시장 화재공제는 지자체에서 60~90%의 공제료를 지원하고, 상인은 나머지 비용만 부담한다. 그러나 17개 광역 지자체 중 광주를 비롯한 인천·대전·세종·제주는 공제료를 지원하지 않고 있다. 모두 가입률 하위권에 속한 지자체들이다. 이렇다 보니 광주의 전통시장 상인들은 화재공제에 가입해도 보험료를 100% 자부담해야 하는 실정이다.
10일 광주 전통시장 중 하나인 서구 양동시장 거리에 소화기 2개가 비치돼 있다. 전통시장은 노후화된 건물과 시설, 좁은 간격으로 붙어있는 점포들, 가연성 물품 다량 적재 등으로 인해 한번 불이 나면 대형 화재로 번질 위험이 높다. 강주비 기자 |
남광주시장에서 20년 넘게 채소를 판 신모(50)씨는 “화재에 대한 불안감은 있지만 화재 보험에 가입하지는 않았다. 경기가 좋지 않다 보니 우리 같은 영세 상인들은 보험료 납부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면서 “광주시가 다른 지자체만큼이라도 공제료 지원을 해준다면 가입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김승재 광주상인연합회장은 “일부 상인회는 가입률을 높이기 위해 자체적으로 공제료를 지원하는 경우도 있다. 연합회 차원에서도 그동안 시·의회 등에 꾸준히 지원 요청을 해왔다. 민간 보험에 가입하지 못하는 영세 상인들에게는 꼭 필요한 제도”라고 강조했다.
10일 광주 전통시장 중 하나인 서구 양동시장에서 목재가구를 판매하는 상점의 모습. 전통시장은 노후화된 건물과 시설, 좁은 간격으로 붙어있는 점포들, 가연성 물품 다량 적재 등으로 인해 한번 불이 나면 대형 화재로 번질 위험이 높다. 강주비 기자 |
광주시는 지난해 7월 ‘전통시장 및 상점가 지원 조례’를 개정해 이미 전통시장 화재공제 지원 근거를 마련한 상태지만, 권익위의 권고에도 현재까지 사업 추진은 ‘검토 중’에 머물러있다. 광주시는 올해 추경을 통해 지원 사업을 시작하겠다면서도 아직 자치구와 협의도 진행하지 않는 등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시 관계자는 “사업 진행은 확실하나 시비와 구비가 동시에 들어가는 일이기에 자치구와 분담 비율 조정 등의 협의가 이뤄져야 한다. 조만간 자치구와 논의 자리를 만들어 올해 추경을 확보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강주비 기자 jubi.ka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