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하선의 사진풍경 61> 시제의 날
2022년 03월 31일(목) 15:09 |
시제의 날. 박하선 |
모든 것이 어디론가 가버렸을 것만 같은데
또 다시 그 계절은 찾아와 유혹한다
꿈속에서 한 평생을 살았는데
또 다시 이 봄날이 불러들이는 것을 어찌할까
이것 또한 꿈이려니 생각해야겠지만
마음은 벌써 봄바람을 타고 두둥실 이다
선산의 무덤가에 노란 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누가 심지도 않았는데 저절로 난 꽃들이다
잠깐만이라도 이 꽃들에 묻혀 누워 있고 싶었지만
조상님을 기리는 시제의 날이라서
간단한 제수를 먼저 올렸다
조상님들에게 한 잔 올리고
산신령에게도 한 잔 올리고
나도 한 잔 마시고
이 꽃들에게도 한 잔 권해야 되지 않을까
이래저래 세상은 아득한 꿈속이다
홍성장 기자 seongjang.ho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