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칼럼>척추측만증 치료의 이해와 당부
박정욱 탑팀재활의학과 원장
2018년 10월 22일(월) 21:00
척추측만증으로 널리 알려진 이 질환은 요즘은 척추옆굽음증이라고 명칭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명칭은 변화했지만 여전히 척추측만증은 이를 치료하는 환우나 의사들에게 어렵고 부담스러운 존재인 것이 사실이다. 그 이유는 바로 척추측만증은 도무지 까닭을 모르는 경우가 많아 치료계획을 세우는 데에도 애를 먹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런 이유를 알기 어려운 특발성 척추측만증의 원인으로는 무엇을 추정해 볼 수 있을까? 아마도 아이들이 성장기에 많은 시간을 보내는 학교나 학원을 꼭 고려해야 한다. 책상에 엎드려 자는 자세, 다리를 꼬고 앉는 습관, 잘못된 독서 자세나 필기습관 등이 부모님의 시야에서 벗어나 아이들에게 큰 영향을 끼친다고 필자는 확신한다. 최근 폭발적으로 늘어난 청소년들의 스마트폰의 과사용으로 목과 등, 허리 등에 장시간 숙이는 자세가 이를 분명히 악화시키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게다가 영양섭취 개선으로 인해 성장기 아이들의 신장은 커졌지만 근력이 이를 따라 잡지 못해 측만이 더 조장된다고 보는 견해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렇듯 시대의 흐름과 입시제도가 아이들의 척추와 체형에 오히려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특발성 척추측만증이 유난히도 늘고 있고 가끔은 열심히 교정운동을 하는데도 불구하고 척추측만증이 지속적으로 악화되는 경우도 많다.

그렇다면 여러가지 척추측만증의 치료법 중에 무엇을 어떤 기준으로 선택하고 판단해야 하는지 부모님들도 굉장히 혼란스럽고 어려워 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것은 이 치료의 장.단점과 원리가 이해하기 어렵고 생소한데다가 아이에게 큰 영향을 끼치는 치료법을 당장 선택하는 것이 더 부담스럽기 때문일 테다. 필자는 척추측만증의 주요 치료법 3가지를 의학용어를 제외하고 쉽게 설명해 보려고 한다.

우선 우리가 경사가 심한 언덕길에 큰 공이나 애드벌룬 같은 것을 밀어올린다고 가정해보자. 공을 언덕 위로 열심히 밀어올리면 조금씩 올라가겠지만 만약 중간에 힘을 빼거나 놓으면 다시 공은 아래로 굴러 내려 갈테다. 심지어는 처음 공을 굴리기 시작한 지점 보다 더 뒤로 후퇴할 수 도 있을 것이다. 필자는 비유적으로 이렇게 공을 손으로 밀어 올리는 작업이 마치 교정운동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즉, 정직한 노력으로 조금씩 호전을 유도하지만 방심하거나 긴장을 늦추는 사이 다시 그 노력이 후퇴하는 프로메테우스의 돌 같은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단점을 가진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즉, 공이 뒤로 안 밀리게 하는 방법을 고려해야 하는데 바로 공 밑에 쐐기 같은 것을 박아 뒤로 밀리지 않도록 고정시키면 될 것이다. 이 역할을 훌륭히 수행하는 것이 이른바 깔창으로 불리는 ‘족부보조기’다. 개인의 체형과 보행, 족저압에 근거한 맞춤 족부보조기를 통해 작은 체형의 불균형을 바로 조정할 뿐 아니라 척추측만증 같은 대단위의 체형 불균형의 경우에는 이의 악화를 막고 교정체형을 유지시켜주는 역할을 아주 훌륭한 수행하는 치료법이다.

마지막으로 척추측만증 보조기는 가장 효과가 확실하면서도 외면 받는 치료법이다. 보조기는 측만의 악화속도가 너무 빠르거나 30도 이상의 심한 만곡의 경우에는 척추보조기를 착용하도록 되어 있다. 이 측만증 보조기를 공 굴리는 비유에 빗대어 설명 드리자면 도저히 손으로 밀고 쐐기를 박아도 공이 점점 뒤로 밀리는 심각한 상황의 경우 마치 다른 기계 예를 들면 자동차의 힘을 빌려 언덕 위로 과감하고 확실하게 밀어 올려 고정하는 것이 바로 척추보조기의 원리라고 이해하면 될 것이다. 하지만 이 척추측만증 보조기는 사춘기 아이들에게 큰 신체적 불편과 심리적 어려움을 주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가장 모든 치료법 중에 효과적인 방법이면서도 가장 외면당하고 있는 치료이기도 하다.

필자도 사춘기 아이를 키우는 학부모로서 측만증 치료에 임하는 부모님과 환아들에게 깊은 공감과 위로, 격려를 주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가끔은 너무 감정적으로 아이를 몰아세우는 부모님들을 볼 때 안타까울 때가 많다. 여러 가지 상황이 부모님들의 속을 태울 때로 태우게 되는 상황임에 분명하다. 그러므로 아이들에게는 비난과 훈계 보다는 위로와 격려를 앞세워야 할 것이다. 쉽지 않지만 의료진과 부모님이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독려하며 아이를 도와주겠다는 진심을 표현하며 더불어 나아가야 할 것이다. 진심어린 협조와 도움이 부모님과 아이들과 의료진 모두에게 필수적일 뿐 아니라 척추측만증 호전의 지름길이라는 점을 필자는 마지막으로 강조하고자 한다.


박정욱 탑팀재활의학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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