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리본
2018년 04월 15일(일) 21:00



최근 출근하던중 앞에 가는 차량 뒷 유리창에 걸린 '노란리본'이 눈에 들어왔다. 운전자 얼굴이 궁금해졌다. 세월이 꽤 흘렀는데 아직도 패용하고 있다는 사실에 특별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4년전 4월 16일 세월호 침몰 사고를 계기로 사고 실종자들의 무사 귀환을 바라는 의미로 '하나의 작은 움직임이 큰 기적을'이라는 문구가 함께 적힌 노란 리본이 대중적으로 널리 사용됐다.

노란 리본은 세월호 참사를 상징하는 표식으로 자리한다. 그 이전 까지 노란 리본은 팝송을 즐겨듣는 이들에게 익숙한 어휘였으리라.'참나무에 노란 리본을 달아주세요(Tie a Yellow Ribbon Round the Old Oak Tree)'라는노래가 있다. 1973년 미국 팝 뮤직 그룹인 토니 올랜도 & 다운(Tony Orlando & Dawn)이 불러 세계적으로 히트한 노래다. 감동적인 노랫말과 경쾌한 리듬이 귀에 착착 달라붙고 마음을 따뜻하게 만드는 노래다. 뭉클한 사연때문이리라. 오랜 감옥 생활을 한 남자가 출소 전에 아내에게 편지를 보낸다. "만약 나를 용서하고 받아주겠다면, 우리 집 앞의 참나무에 노란 리본을 달아두시오. 버스를 타고 지나가다 리본이 없으면 그냥 떠나겠소."라고. 남자는 만감이 교차한 얼굴로 차창 밖을 바라보니 참나무 전체를 노란 손수건이 온통 뒤덮고 있었다는 이야기다. 이 노래가 인기를 끌며 노란 리본의 의미가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그리움의 표시로 인식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에서는 1979년 주 이란 미국 대사관 외교관 가족 인질 사건을 계기로 가족들의 무사 귀환을 염원하며 미국 전역에서 노란 리본 달기 캠페인이 일어났다. 한국에서는 2007년 아프가니스탄 피랍자들이 무사히 돌아오길 바라는 의미로 참여연대를 비롯한 78개 단체가 노란 리본 달기 캠페인을 진행한 바 있다. 이때까지만 해도 노란 리본은 대중에게 각인되지 못했다. 세월호 사고를 계기로 노란리본은 위험한 상황에 부닥친 사람들의 무사 귀환을 기원하는 '인식 리본(Awareness Ribbon)’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노란리본은 존엄과 안전을 위협하고 박탈하는 세력들에 맞선 동시대인의 연대의식의 표상이기도 했다. 세월호 참사 4주기인 오늘 '존엄과 안전에 관한 4ㆍ16인권선언'을 일독해보면 노란리본이 내 가슴속으로 들어올 것이다.

이기수 경제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