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 (涎)을 뱉는 학생
대인당 한약방 양동선 대표
한방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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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3월 27일(화) 21:00 |
얼마 전 50대로 보이는 중년 여성 한 분이 남학생을 데리고 찾아 왔다. 그런데, 남학생은 자꾸만 문을 열고 침을 뱉는다. 자세히 쳐다보니 얼굴은 약간 까칠까칠 하면서 푸석푸석한 기운이 있고 조금은 말라있는 체격이다. 그리고 그 여성 분이 하신 말씀이 "선생님, 우리 애가 살이 안찌고 자꾸 말라가는 것만 같아 이곳 저곳 찾아다녀 보았으나 하나같이 다들 별 이상이 없다고만 하니, 혹 선생님께서 연유를 짐작하시고 무슨 말씀이 있으실 것만 같아 찾아오는 길이니 원컨대 시원한 말씀을 한번 해 주십시요"하는 것이다.
그래서, 얼른 그 학생의 생일을 물어 보았다. 학생은 올해 21세 3월 17일 낮 12시라고 일러 주신다. 사주 오행을 뽑아보니 기묘(己卯).무진(戊辰). 갑인(甲寅). 경오(庚午)가 나온다. 아니나 다를까. 사주 오행에 물이 하나도 없고 건조하기가 짝이 없는 사주를 갖고 태어난 것이 아닌가. 따라서 이는 이 학생의 현 체격하고도 유사한 데가 있는 것도 같다. 그래서 생각 끝에 이렇게 답을 해 주었다. "학생은, 지금 몸에 수기(水氣)가 부족하여 건강에 지장을 주고 있는데, 이상한 버릇마저 갖고 있어 우리 몸에 귀중한 침을 무의식중에 뱉고 있는데, 이는 몸 안에 수기를 더 빠른 시간에 말려주는 결과가 되고 있으니, 지금이라도 즉시 이 버릇을 고치도록 하고 몸속에 수기가 항상 왕성해 지도록 하는 약제를 복용케 해 보면 좋을 듯합니다"하고 말씀을 드린 뒤에 다음과 같이 침에 대한 이야기를 해 주었다.
어른이 하루 분비되는 침의 양은 약 1.5ℓ나 되며, 살균과 소독 작용을 하며 따라서 어떠한 상처도 입안에서는 금방 치료가 된다. 그래서 어떠한 피부병에도 침을 바르면 잘 낫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이와 같이 입안의 침은 창과 방패를 지닌 우리 몸의 수문장이라고도 할 수 있다. 침에는 30가지가 넘는 성분이 들어 있고 소화 효소만 10여 가지가 더 되며, 비타민 무기질원소도 10여 가지, 그 외에 호르몬 성분 등 이들의 주 기능은 소독작용과 발암 물질을 비활성화 시키는 역할도 한다.
우리 몸에 4가지 액체 즉, 눈물, 땀, 콧물, 침이 있는데 피부에서는 땀이 되고, 눈에서는 눈물이 되고, 살 속에서는 피가 되고, 신장(腎臟)에서는 정액이 되고, 입에서는 침이 되는 것이다. 눈물, 혈액, 정액 등은 한번 나가면 되돌아오지 못하나, 오직 입속의 진액인 침만은 뱉지 않고 되돌려 순환시킬 수 있는 것이니, 침을 뱉지 말아야 한다는 것도 이러한 여러 가지 이유에서 비롯된 말이다. 그리고 이 학생이 얼굴이 까칠하면서 몸이 말라 있는 것은 두말 할 것도 없이 몸에 수분이 말라있는 것으로 볼 수 밖에 없으며 수분의 장기(臟器)인 신장(腎臟)을 보해 주어야 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 된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약을 권할 수 밖에 없으니 그 대강은 다음과 같다. 숙지황, 당귀, 천궁, 작약, 산수유, 오미자, 산약 등을 들 수 있으니, 우선 산약의 약성을 한번 알아보자. 산약(山藥)은 일명 마라고도 하며, 우리나라 각 지방의 산야에 많이 분포 되어 있다. 기(氣)와 진액을 보충해 주고 소화기능을 돕는 작용이 있어 건위제로도 쓰이며, 폐(肺)와 신장(腎臟)의 기운을 북돋아 주는 작용이 있으며, 소화 기능이 약해서 설사를 할 때, 폐(肺)기능이 약해서 숨이 가프고 기침을 하고 담이 많을 때, 유정(遺精)과 대하가 있거나 신장 방광이 약해서 자주 소변을 볼 때, 몸에 수기(水氣)가 부족하여 자주 갈증이 날 때 등에 많이 사용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