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걸 더불어민주당 국민통합위원장 인터뷰
"적폐청산… 진정한 국민통합 이뤄야"
민주세력 대선패배 우려에 참여
아버지 '소신 정치' 본받고 싶어
2017년 08월 16일(수) 00:00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 대선 캠프에 깜짝 합류, 정권창출에 한몫을 했던 김홍걸(54ㆍ사진) 당시 문재인캠프 국민통합위원장이 적폐청산을 기치로 내걸고 더불어민주당 국민통합위원장을 맡았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인 김 위원장은 지난 대선에 참여한 것과 관련, 어머니(이희호 여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한 것과 야권 분열로 인한 대선패배 우려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아버지(김대중 전 대통령)로부터 소신의 정치, 일관성있는 정치, 미래를 보는 정치를 본받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기회가 있으면 (국회의원에) 출마할 생각이라고도 했다.

오는 18일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8주기를 앞두고 김 위원장의 근황과 앞으로 정치행보 등을 알아보기 위해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국민통합위원장실에서 그를 만났다.

- 근황은.

△대선 이후 국민통합위원회를 맡아 일하고 있다. 정권교체 목표는 달성했으니 이제 새로운 일들을 하기 위해서 준비작업 중이다.

- 국민통합위를 맡은 이유는.

△국민통합의 개념을 예전처럼 통합ㆍ화합하면 무조건 따지지 않고 '좋은게 좋다'는 식으로 두루뭉술 넘어가는 것이 아니고 각계각층 국민들의 불만을 듣고, 결국 촛불민심에서도 나온 것 처럼 공정한 사회, 반칙이 없는 사회, 정의로운 사회가 돼야만 진정한 국민통합이 이뤄질 수 있다는 목표로 나선 것이다. 앞으로 남은 과제는 사회 각 곳에서 발견되는 적폐청산이라고 할 수 있다.

- 대선과정에 참여한 이유는.

△저는 원래는 정치할 생각이 없었다. 그런데 결심하게 된 동기는 안철수씨가 어머니(이희호 여사)를 방문했을 때, 어머니가 그 분을 지지선언 하셨다는 허위왜곡보도가 나는 것을 보고 안철수씨나 그 측근들만이 가담한 것이 아니고 과거에서 아버지(김대중 전 대통령)와 야당을 같이 하셨던 분들도 직간접적으로 연루가 돼 있고, 또 적극 참여는 안했더라도 '어머니가 정치에 개입하신다든가 하는 잘못된 얘기가 나가는 것을 막으려는 시도를 하지 않는 것'을 보고, 그런 분들에 대해 이것은 좀 문제가 심각하다고 생각했다. 아무리 선거가 눈 앞에 다가와서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게 정치라지만 90대 중반을 넘어 100세를 바라보는 어른을 정치에 이용하려고 드는 것은 인간의 도리를 저버리는 크게 잘 못된 일이고 생각했었다. 또 한편으로는 그 당시 야당이 분열돼 대부분의 전망이 야당이 선거에서 참패하고 여당이 압승할 지 모른다는 얘기까지 나오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든지 그것만은 막아야 겠다는 위기감도 있었다. 이런 몇가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을 해서 결심을 하게 된 것이다.

- 결국 정권교체가 됐는데….

△아버지께서 민주주의와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 애를 쓰셨는데, 그 분이 이룩하신 업적이 많이 훼손된 상황에서 돌아가셨기 때문에 다시 무너진 업적을 일으켜 세우는 것을 (대선참여)목표로 하고 있었다. 좀 전에 말씀드린 적폐청산이나 한반도평화 문제들은 아직은 할 일이 많이 남아있기 때문에 정권교체만 가지고 목적을 달성했다고 할 수는 없고, 정권교체는 이제 시작일 뿐이다.

- 최근 SNS를 통해 야권을 향해 강한 톤으로 비판하고 있는데, 이유가 있는가.

△우리의 목적은 정치인통합이 아니고 국민통합이다. 국민을 분열시키는 책동을 하는 사람들을 그냥 보고 있으면서 통합이 될 수 없다. 제가 비판하는 것은 무조건적인 발목잡기나 과거에 했던 말을 완전히 뒤집기식의 행태를 보이는, 한마디로 저급한 정치, 그런 것이 청산돼야 오히려 국민통합이 올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국민들을 잘못된 방향으로 선동하고 여론을 호도하는 것을 지적하는 것이다. 그런 것이 청산돼야 진정한 국민통합이 올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 정치적인 부분에 있어서 아버지으로부터 본인이 가장 본 받고 싶은 것은.

△그 분이 평생 원칙을 지키는 소신의 정치인이었다는 것이다. 또 자신과 반대되는 정치적 입장을 가진 사람들을 상대할 때도 항상 합리적이고 사실에 근거해서 자신의 주장을 하셨다는 그런 부분을 꼭 본받아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또 시대상황에 따라서 이리저리 변하는 것이 아니고 꾸준히 일관성을 가지고 본인의 철학을 주장해 오셨다. 70년대 초반 냉전시대에 남북한 긴장완화, 평화교류, 평화통일에 대한 담대한 통일론을 내놓으셨고, 4대국 안전보장 같은 획기적인 제안을 내놓으셨는데, 시대를 앞서간 주장이었고 후에 모두에게 인정받게 되는 철학이었다. 사실 요즘 정치인에게 그렇게 시대를 앞선, 주변에 공격이나 비난에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의 의견을 당당하게 내놓은 분이 드물지 않는가. 그 점도 지금 정치를 하는 분들이 따라 배워야 할 점이라고 생각한다.

- 지역출마설이 나오는 데, 앞으로 정치적 행보는.

△작년에 비례대표 얘기나 지역출마 얘기가 있었지만 그 때는 제가 정치에 입문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스스로 준비가 덜 됐다고 생각했다. 또 제가 의회에 진출하는 것 보다 정권교체를 위해서 노력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불출마 한 것이다. 앞으로 기회가 있으면 출마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새 정부에서 어떤 역할을 할수도 있다고 본다. 아직은 구체적으로 어디에 꼭 출마해야겠다고 정한 곳은 없다. 물론 제가 맘 멋는다고 바로 되는 일도 아니고 정치라는 것은 항상 상황이 변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일단 준비는 하고 있다.

글ㆍ사진=서울 강덕균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