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 속에서 발견한 역사의 조각들
국립광주박물관 '호남ㆍ제주 고고학의 성과' 展
최근 2년간 지역 400건 넘는 발굴 성과 소개
미공개 토기ㆍ청동기ㆍ집자리 등 유물 첫 선
2017년 05월 08일(월) 00:00
제주도 고산리 \'새기개\' 국립광주박물관 제공
땅 속을 파 보면 수백만 년 전에 묻힌 석기부터 토기, 청동기, 철기 등의 유물과 집자리, 무덤, 산성 등의 유구까지 다양한 과거의 잔해가 발견된다.

발굴은 이것들을 '발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고민하고 탐구한다.

때문에 물질 자체보다는 인간이 어떻게 살았는지 과거를 밝히는 것이 '발굴'의 목적이다.

광주를 비롯해 호남과 제주지역의 발굴 성과를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전시가 마련됐다.

국립광주박물관이 오는 7월9일까지 여는 기획특별전 '흙 속에서 발견한 역사의 조각들-2015~2016 호남ㆍ제주고고학의 성과'전이다.

최근 2년 동안 호남ㆍ제주지역에서는 400건 이상의 발굴조사가 이뤄졌다. 이번 전시는 그 결과를 한자리에 모아 보여준다.

전시는 모두 3부로 나뉘어져 선사시대부터 역사시대 생활상 등을 주제별로 구성했다.

1부는 '선사시대-기록 이전의 과거'가 주제다. 구석기시대부터 초기철기시대까지의 발굴성과가 전시됐다. 검파형동기, 거울모양동기, 화천 등 최근 조사된 초기철기시대의 유물은 국내에서 매우 드문 것으로 학계의 관심을 모은다.

또 호남지역에서 조사된 사례가 적은 청동기시대 전기 집자리와 제주 고산리 유적의 대표 유물도 만날 수 있다.

2부는 '역사시대-만들고 사용하다'다. 광주 하남3지구 유적부터 나주읍성까지 마을에서 읍성으로 취락의 공간이 변하는 과정을 살펴보고, 무덤ㆍ산성ㆍ수리시설 등에서 확인되는 고대의 토목기술을 알아본다.

또 고창 용계리, 진안 도통리, 부안 유천리 등 청자가마 조사 성과를 통해 호남지역 청자의 등장과 발전 과정에 대해서도 살펴본다.

3부는 '역사시대-내세와 안녕을 기원하다'다. 무덤과 사찰 조사 결과를 다루고 있다.

화순 천덕리 회덕고분, 장수 노하리 가야고분군 등의 조사를 통해 삼국시대 무덤에서 발견되는 다양한 외래문화의 영향을 살펴보고 그것이 가진 의미를 알아본다.

또 남원 실상사, 보성 개흥사지, 강진 용혈암지 등 사찰 발굴조사에서는 통일신라부터 조선까지 호남지역 불교문화의 발전 및 전개과정을 보여주는 새로운 자료도 확인할 수 있다.

이번에 출품되는 유물은 아직 공식적으로 공개되지 않은 것이 대부분이다.

광주국립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가 연구자들에게는 새로운 자료를 제공하고, 관람객들에게는 매장문화재 발굴 현황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의 062-570-7052.

홍성장 기자 sjho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