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품질ㆍ경쟁력으로 '세계를 품는 대경' 꿈꾼다
[100년 향토기업을 키우자] 올해 창립 23주년 맞은 ㈜대경에이티
공장장 역임… 직장 생활 10년 바탕, 개인 사업 첫발
화재ㆍ부도 등 역경 딛고 자동차부품기업으로 '우뚝'
대학 연구기관 협력 국내ㆍ외 시장 뚫고 기술력 인정
2017년 04월 12일(수) 00:00
광주 광산구 진곡산단에 위치한 대경에이티㈜ 본사에서 유진열 대표이사가 대표 생산품인 자동차 부품을 설명하고 있다.
"어떤 부품이나 제품도 최고의 품질과 경쟁력을 갖춰 고객의 보배가 될 수 있도록 개발ㆍ생산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일을 저 혼자서 할 수 있는 건 아니고 직원들이 함께하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회사에 주인의식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가족처럼 생각하는 일이 대표로써 가장 큰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매일 오전 5시 기상, 6시도 채 안된 이른 시간에 회사로 출근해 오후 9시가 다 되어서야 퇴근하는 대경에이티㈜ 유진열(59) 대표이사가 가장 먼저 꺼낸 얘기다.

광주 광산구 진곡산업단지에 위치한 대경에이티㈜는 자동차 부품기업으로, 한국지엠 1차 벤더 업체이기도 하다.

'가슴은 세계를 품고 눈은 미래를 본다'는 사훈처럼 대경에이티㈜ 는 유 대표의 30여 년의 꿈과 열정, 미래가 고스란히 담긴 곳이다.

유 대표는 "직원들에게 항상 하는 말이 있다. 시간이 지나 광주의 많은 업체들이 다 없어지고 최후의 승자 20개 업체가 살아남아 있다면 그중에 한 곳이 우리 대경이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계기로 2010년 유 대표는 융복합을 통한 글로벌 기업의 도약을 위해 금형ㆍ다이캐스팅 전문기업과 금형ㆍ사출 전문기업과 손을 잡았다. 관련 기업이 모여 더욱 긴밀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하나의 완제품을 만드는데 걸리는 시간과 비용을 줄이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로써 대경 그룹은 대경에이티㈜를 비롯한 대경제이엠㈜(대표 이명숙), 대경보스텍㈜(대표 최미경)으로 결성됐다.



●"노력 없이 이뤄지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전북 남원 출신인 유 대표는 공대(금속 재료 전공)를 졸업하고 1985년 12월 자동차 차체부품 제조 전문업체인 우영산업에 입사했다. 입사 이후 개발 부서에서 처음 일을 배우기 시작했는데 신입사원으로 가장 먼저 했던 일이 아이템 설계 업무였다.

쉽지 않았지만 그는 입사 후 한달간 출ㆍ퇴근하고, 그 이후부터는 회사 안에서 숙식을 하면서 연구 개발에 몰두했다. 초반에는 입사 동기들과 실력 차이가 없었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계속 진급했다.

4년 정도 근무를 하고 전자ㆍ통신용 커넥터 전문 제조업체인 연호전자에서 품질 과장으로 스카웃 제의가 들어와 직장을 옮겼다.

유 대표는 "첫 직장 생활을 하면서 3년여 동안 딱 52일을 쉬었다"며 "그만큼 회사의 크고 작은 업무를 모두 도맡아 해결하게 됐고 입사 9개월 만에 400여 명을 거느린 공장이 내 페이스로 돌아갈 정도였다"고 말했다.

5년 8개월 정도 근무했던 연호전자에서 광주공장장까지 역임한 유 대표는 '노력 없이 이뤄지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세상 진리를 깨달으면서 유 대표는 입사 초기에 품었던 꿈을 다시 한 번 되새겼다. 직장 생활은 딱 10년만, 그 이후에는 더이상 욕심을 내지 않고 개인 사업에 도전하기로 생각을 가졌다.

개인 사업은 엉겁결에 시작했다고 한다. 그 사연인 즉, 당시 한 영업사원이 삼성전자 측에 청소기 부품을 3만개 가량 납품하겠다는 약속을 덜컥하는 바람에 그 약속을 지키려 한 것이 계기가 됐다.

회사 측에서는 이익 보단 손실이 생길 수도 있는 이 납품을 위해 생산이 어렵다는 입장이고, 유 대표는 당시 공장장으로써 약속을 지킴으로써 신뢰를 확보해야 하는 입장이었다.

유 대표는 과감히 1994년 10월 청소기 부품 제조기업인 금산전자 산업을 설립했다. 삼성전자 측과 약속한 납품 물량은 완납했다. 이 일을 통해 신뢰를 쌓아 1996년 7월 광주 하남공단으로 공장을 확장ㆍ이전했다. 1998년 기술 경쟁력 우수 100대 선도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국내 최고 기술ㆍ경쟁력 갖춘 대경에이티"

설립 당시 유 대표는 금산전자 산업으로 시작하면서 채용한 직원은 2명이 전부였다. 하지만 삼성전자 청소기 부품을 납품하면서 유 대표의 기술력을 인정받은 덕분에 3만개로 시작했던 납품 물량은 30만개로 늘었다. 계속 승승장구할 줄 알았다. 2002년 7월 공장 내 불이 나면서 전부 소실됐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마이너스 상황이 됐지만 사업 정상화를 위해 포기할 순 없었다.

유 대표는 "힘들다는 말이 안 나올 정도였다"며 "사업을 하는데 어떻게 좋은 일만 있을 수 있겠냐. 많은 고비를 넘기면서 더 단단해진 것 같다"고 전했다.

화재ㆍ부도 등 몇 번의 어려움을 딛고 유 대표가 이끄는 대경에이티㈜는 2000년 6월 주식회사로 법인 전환 이후 같은 해 8월 첨단 산업단지로 공장을 또 한 번 확장ㆍ이전했다.

2008년부터 최근까지 잇따라 중국 소주ㆍ천진공장을 세우고 지난해 2월 본사(광주공장)를 진곡산단 9917㎡(약 3000평)으로 확장ㆍ이전했다. 업체명은 2015년 금산전자㈜에서 대경에이티㈜로 변경했다.

주요 생산 부품은 자동차 부품(프레스ㆍ사출ㆍInsert 사출ㆍ조립)이 90% 차지하며, 전자부품ㆍ금형ㆍ광콘텍터ㆍLED 등이 10% 해당된다. 연구 개발 분야에서는 전남대ㆍ조선대ㆍ순천대 등 대학교에 한국광기술원ㆍ광주과학기술원ㆍ한국전자부품연구원ㆍ광주테크노파크 등 연구 기관과 상호 협력체계를 형성했다.

주요 납품처는 국내는 GM 코리아, 아래오토모티브시스템, 대우전자부품, 금호HT Autonics 외 10여 곳이며 국외는 미국 ESC, 일본 MiTAKA SEIKO, 중국 NB-EDCAL, DSS 등이다.

유 대표는 "매출액은 중소기업이다 보니 더군다나 저희 회사가 생산ㆍ제조하는 제품이 작은 부품이라 단가가 낫기 때문에 높지 않다. 하지만 오히려 우리처럼 야생초 같은 회사가 더 끈질기게 오래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가 세운 목표는 '2020년까지 부채 제로화'이다. 지금 거의 제로화 수준에 도달했다는 것이 유 대표의 설명이다. 현재 유 대표의 큰 아들은 중국 천진공장에서 생산 관리를 담당하고 있고, 대학교 재학 중인 작은 아들은 졸업 이후 해외 마케팅 분야를 담당하게 할 예정이다.

광주 진곡공장은 모두 직원들의 몫으로 돌려주고 싶다는 게 그의 계획이다.

유 대표는 "대경에이티㈜는 고객의 이익 창출을 최대 목표로 오늘도 연구실의 불은 꺼지지 않고 있다"며 "정밀 프레스ㆍ사출 금형제작 등 다양한 제품을 설계해 생산까지 자체적으로 해결하는 국내 최고의 기술ㆍ경쟁력을 갖춰 나가겠다"고 말했다.

글ㆍ사진=주정화 기자 jhjo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