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군 마을 주민들 "나도 가수다"
전국 최초 군 전체 마을마다 무료음반 제작 '눈길'
자체보유 '음악창작소' 활용 특별한 문화사업 추진
2017년 03월 22일(수) 00:00
강진읍 서문마을 주민들이 지난 15일 강진오감통 내 음악창작소에서 노래녹음을 마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강진군 제공
강진 서문마을 방송스피커에서는 오는 5월부터 마을주민들이 직접 부른 노래가 울려퍼질 것으로 보인다.

강진군이 전국 최초로 추진하는 '마을별 무료 음반 제작사업' 일환으로 이 마을 주민들이 음반을 내기 때문이다.

군이 보유중인 음악창작소를 활용해 군민에게 '나도 가수다'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키로 한 것이다. 군 전체 마을마다 이런 특별한 일이 벌어질 경우 강진만의 차별화된 마을 풍속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촌사람'이 문화생산의 주체가 되는 특별한 경험을 해보고 음반제작에 마을 전 주민이 참여하기 때문에 공동체 의식 강화와 화합도 도모할 것으로 군은 기대하고 있다.

21일 강진군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감만족 복합문화공간인 강진오감통내 음악창작소에서 무료 음반제작 대상 마을인 강진읍 서문마을 주민들이 녹음을 마쳤다. 군은 이날 서문마을 주민들이 녹음한 노래 5곡을 수정작업을 거친 후 CD 음악앨범으로 제작해 5월 중순께 전달할 계획이다.

이는 강진군이 관내 293개 마을 주민들에게 음악창작소의 전문 녹음시설에서 직접 노래를 녹음, 음반을 무료로 제작해주는 '음악이 흐르는 마을' 사업의 일환으로 올해 첫 시행됐다.

군은 올 상반기에는 읍ㆍ면당 시범사업 1개소를 선정해 음반제작을 실시하고, 하반기에는 읍ㆍ면 제한 없이 신청마을을 대상으로 선정해 추진할 예정이다.

이번 녹음을 끝마친 강진읍 서문마을을 시작으로 도암 항촌마을, 신전 봉양마을 등의 주민들이 녹음을 앞두고 있다.

무료 음반제작 대상 마을 주민들은 2~3주간 개인곡 3곡ㆍ단체곡 2곡을 함께 연습한 후 음악창작소에서 녹음해 CD에 담게 된다. 노래는 트로트 등 기성곡이나 마을에서오래전부터 전해내려온 '마을가' 등을 녹음한다.

주민이 함께 녹음한 곡은 각 마을에서 마을 방송을 하기 전에 한 곡씩을 틀어줄 예정이다. 앞으로 강진군은 마을 음반 앨범에 주민들 목소리가 들어간 음원뿐만 아니라 마을 관련 영상을 추가로 실어 풍부한 볼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 영상은 음악창작소 내 여러개의 스크린에 상영함으로써 강진오감통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마을 구석구석을 홍보한다는 계획이다. 군은 이번 마을 무료음반 제작 지원사업을 통해 음악창작소가 전문가들만의 사용 공간이 아닌 군민들 모두가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지역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에 마을 음반을 녹음한 김병태 서문마을 이장은 "요즘 같이 옆집도 모르고 사는 팍팍한 세상에 주민들의 공동체 의식 강화와 마을 화합을 위해서 노래가 좋은 매개체가 될 것이다."면서 "마을 주민들이 직접 녹음한 음악이 365일 마을에서 들리면 행복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로 개장 3년째인 오감통 음악창작소에서는 홍대 출신의 트위드, 워킹 애프터유 등 많은 뮤지션이 녹음과 믹싱작업을 마쳤다. 장르에 구애받지 않는 음악창작소는 국악, 포크 등 다양한 음악인들이 녹음을 대기중에 있다. 연습실을 갖춘 음악스튜디오는 지난해 연간 1만7172명이 이용했다.

강진=김성재 기자